(MHN 박선하 기자)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을 뒤로하고 무속인의 길을 선택한 정호근의 사연이 조명됐다. 숙명처럼 받은 신내림 이후 그는 가족과 떨어져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정호근이 무속인이 된 사연이 그려졌다.
배우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정호근은 12년 전 돌연 신내림을 받으며 전혀 다른 삶의 길로 들어섰다. 현재 그는 신당을 일터이자 집으로 삼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배우였던 그가 무속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신내림을 받기 전, 정호근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이상 증상에 시달렸다. 병원을 찾아도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호근은 “몸이 많이 아팠는데,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그랬다"며 "귀에서는 하루 종일 벌이 날아다니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 견디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은 무당에게서 그는 뜻밖의 말을 들었다. "너도 무당이다." 정호근은 이 말을 듣고 큰 혼란에 빠졌다고 했다. 배우로서의 삶을 이어가고 싶었던 그는 "그때가 가장 괴로웠다. 가족이 없었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알고 보니 정호근의 집안은 신의 운명으로 인한 시련을 반복해 겪어온 가문이었다. 신의 제자였던 친할머니를 시작으로, 정호근 삼 남매 모두 신내림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누나, 그 다음이 여동생, 마지막으로 제가 신내림을 받았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무속인의 길을 선택한 뒤, 그는 가족과도 물리적인 이별을 택해야 했다. 아내와 아이들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정호근은 무속인이라는 직업이 혹여 가족의 삶에 그늘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10년째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새로운 삶을 받아들였지만, 또 다른 아픔도 찾아왔다. 신내림을 받은 뒤 점점 건강이 악화됐던 여동생이 지난해 50대 초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것.
그는 "내가 여동생에게 삶에 대한 집착을 조금이라도 더 심어줬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깊은 죄책감을 털어놨다.
지금도 여동생의 죽음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고 있는 정호근, 숙명에 이끌려 굴곡진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평온한 날이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사진='특종세상' 방송화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