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김소영 기자) MBC 기상캐스터들이 모두 떠났다. 고(故) 오요안나(1996~2024)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후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를 도입할 예정이다.
9일 MBC에 따르면, 기상캐스터 이현승, 김가영, 최아리, 금채림 등과 계약을 종료했다. MBC 측은 "기존 기상캐스터들은 전날 마지막 방송을 했다"며 "제도 개편에 따라 기상캐스터들과 계약 종료를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31년간 유지되어 온 MBC의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새로 도입된 '기상전문가'는 정규직 형태로, 기존 뉴스의 날씨 코너는 물론 취재와 리포트 제작까지 담당하는 전문 직군으로 운영될 방침이다.
전날 오요안나의 동기인 금채림은 SNS를 통해 "사랑하던 일과 직업이 사라진다는 사실 앞에서 아쉬움과 먹먹함이 남는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이번 마무리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겠다"며 퇴사 심경을 전했다.
이러한 전격적인 개편의 배경에는 2024년 9월 세상을 떠난 고(故) 오요안나의 비극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고인 휴대폰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는데, 동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단톡방에서 고인을 향한 입에 담기 힘든 험담과 모욕적인 발언들이 발견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유족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A씨를 상대로 5억 1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며, 고인의 어머니는 MBC 사옥 앞에서 27일간 단식 투쟁을 벌이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결과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기상캐스터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괴롭힘 금지법을 직접 적용하지 못하는 법적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MBC는 지난해 9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 채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안형준 사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고인에게 명예사원증을 전달했으나, 기존 인력들과의 계약 해지 과정에서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MBC 캡처,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