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홍동희 선임기자) '삐약이'라 불리던 소년은 어느새 듬직한 청년이 되었고, 마이크 대신 잠시 총을 잡기로 결심했다. 지난 13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1홀에서 열린 정동원의 팬 콘서트 '오늘을 건너 내일 다시 만나는 길'은 입대를 앞둔 아티스트와 3천여 명의 팬들이 눈물 대신 씩씩한 약속으로 서로를 배웅한 자리였다.
해병대 입대를 자원하며 화제를 모은 정동원은 이날, 완연한 '스무 살'의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오프닝 VCR 이후 정규 2집의 'Only U'로 포문을 연 그는, 이어 2022년 발매한 EP앨범 '사내'의 수록곡 '진짜 사나이'를 열창하며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군 입대를 하기 전 마지막으로 우주총동원과 만나는 자리다. 다시 만날 그 길, 그날을 위해 오늘부터 첫걸음을 걷는 날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장하면서도 씩씩한 인사를 건넸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특별 코너 'To. 스무살의 동원'이었다. 2022년 미니앨범 '손편지' 발매 당시 팬들이 작성했던 타임캡슐 편지를 4년 만에 함께 읽는 시간이었다. "20살이 되면 타임캡슐을 보낸 팬들과 팬미팅을 해달라"는 한 팬의 요청은 이날 콘서트로 현실이 되었다. 정동원은 편지 내용에 어울리는 노래를 즉석에서 짧게 선보이며 팬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코너 말미에는 '미스터트롯' TOP6 형들의 의리가 빛났다. 장민호, 영탁, 임영웅, 김희재, 이찬원의 영상 편지가 공개돼 공연장을 훈훈하게 물들인 직후, 객석 뒤편에서 장민호, 영탁, 김희재, 이찬원이 깜짝 등장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형들은 막내에게 손하트를 보내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고, 정동원은 "제대 후 TOP6 공연을 꼭 하고 싶다"고 화답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번 콘서트의 세트리스트는 정동원의 성장기를 집약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았다. '소품집' 시리즈의 '꼬마 인형', '거짓말'에 이어 'Easy Lover', 첫 미니앨범의 '아지랑이 꽃'까지. 변성기를 지나 깊어진 그의 목소리는 킨텍스를 가득 채웠다. 특히 '물망초'를 과거 자신의 영상과 함께 부르며 "저의 공연들과 함께 성장한 곡"이라고 소개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공연 막바지, 정동원도 몰랐던 깜짝 이벤트가 펼쳐졌다. 스태프들과 팬들이 준비한 영상 메시지가 재생되자 정동원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리허설 땐 없던 영상이라 놀랐다. 시간이 금방 가진 않겠지만, 건강하게 더 멋있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며 "여러분 옆을 든든하게 지키는 가수 정동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오늘'을 추억으로 남겼다.
정동원은 콘서트 타이틀과 동명의 곡 '오늘을 건너 내일 다시 만나는 길'을 마지막으로 부르며 "군대에 가기 전 마지막 인사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고민했는데, 무대로 인사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 20대의 첫 페이지를 여러분과 같이 꾸밀 수 있어서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앵콜 요청이 쇄도하자, 정동원은 팬들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와 함께 故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무대를 선보였다. 머리를 짧게 깎고 훈련소로 향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는 순간, 객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지만 정동원은 끝까지 씩씩함을 잃지 않았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이제는 국가의 부름을 받은 해병대원으로. 정동원은 '오늘'이라는 시간을 건너 더 단단해진 '내일'을 기약하며 무대 뒤로 사라졌다. 2027년 가을, 진짜 사나이가 되어 돌아올 그의 '내일'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사진=쇼플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