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홍동희 선임기자) 빛은 공평하게 쏟아지지만, 찰나의 흔적을 영원으로 박제하는 것은 온전히 사진가의 몫이다. 평생을 묵묵한 직장인으로 살면서도 세계 오지를 누비며 자신만의 ‘빛’을 좇아온 한 남자의 묵직한 기록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사진작가 김태영의 12번째 개인전 ‘빛 그리고 여정(Light and the Journey)’이 오는 4월 10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복합문화전시공간 EPIK Art Gallery & Culture Lab에서 열린다.
김태영 작가의 이력은 남다르다. 1989년부터 37년간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한 샐러리맨인 그는 치열한 직장 생활 속에서도 틈이 날 때마다 카메라를 메고 세상 밖으로 나섰다. 전 세계 56개국을 82회에 걸쳐 여행하며 기록해 온 빛의 흔적과 시간의 결이 이번 전시에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 작품들과 함께, 대형 LED를 활용한 디지털 전시를 병행해 시각적 다채로움을 극대화했다.
호주 아웃백의 40도 폭염 속 붉은 석양, 테즈마니아 숲이 뿜어내는 바람의 숨결, 수백 년 된 유럽의 골목길까지. 그가 렌즈에 담은 세상은 단순한 관광지의 풍광이 아니다. 작가는 "빛은 잠시 머물다 사라지지만, 그 순간이 남긴 감정은 오래도록 남는다"며 풍경이 품어온 시간과 장소의 온도, 침묵까지 이미지 안에 담아내고자 했다. 37년의 단단한 일상이 있었기에 역설적으로 흔들림 없이 빛의 길을 좇을 수 있었다는 그의 고백은 깊은 위로를 건넨다.
이 장대한 여정의 이면에는 지독한 기다림과 든든한 '동반자'가 있었다. 작가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산 정상에서, 곰이 튀어나올 것 같은 새벽 숲에서 한 컷을 얻기 위해 추위에 떨던 날들 동안 불평 없이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뭉클한 헌사를 바쳤다. 사진은 결국 그가 세상을 이해하고 아내와 함께 걸어온 삶 그 자체인 셈이다.
작가의 발끝과 렌즈를 따라 걷다 보면 관람객 역시 각자의 삶 속에 스쳐 지나갔던 빛의 순간들을 조우하게 될 것이다. 작가와 직접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오프닝 아티스트 토크'는 개막일인 4월 10일 오후 6시에 진행된다.
사진=본인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