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해?"…'시네아스트' 이명세가 만든 비상계엄 다큐 '란 12.3'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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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6년 4월 07일, 오후 05:42

이명세 감독이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란 12.3’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란 12.3’은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의 현장 기록을 담은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다. 2026.4.7 © 뉴스1 권현진 기자
'시네아스트'라 불리는 이명세 감독이 정치적 소재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영화감독이 놀면 뭐 하나?"하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었다는 그는 자신이 가진 비주얼과 미장센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이번 영화에도 담아내며 특별한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란 12.3'(감독 이명세)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명세 감독과 조성우 음악 감독이 함께했다.

이날 이명세 감독은 어떻게 12.3 비상계엄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든 계기를 묻는 말에 "나도 그날 국회 현장에 있지 못했다, TV로 지켜봤는데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그날 현장의 다른 많은 모습을 많이 봤다, TV로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것과 그때 느낀 현장의 다른 느낌을 온전히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감독은 브레히트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언급하며 "(이 시가) 답답할 때마다 떠오르고 소환된다, 가장 답답하던 시절에 무엇이든 표현하고 싶어서 만들었던 앤솔러지가 '더 킬러스'였고, '더 킬러스' 때는 온전히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살아남아서 부끄러웠던 느낌처럼 있었던 것을 이번에는 온전히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음악감독과 이명세 감독(오른쪽)이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란 12.3’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란 12.3’은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의 현장 기록을 담은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다. 2026.4.7 © 뉴스1 권현진 기자

'란 12.3'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의 숨 막히는 현장 기록을 담은 이명세 감독의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다. 150여명의 시민이 제공한 영상과 사진, 국회 관계자 및 취재진의 기록 등 방대한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이명세 감독은 영화 '형사 Duelist' 'M'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독창적인 미장센으로 유명한 시내 아스트다. 더불어 그의 영화적 동지이기도 한 조성우 음악 감독은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덕혜옹주' '인정사정 볼 것 없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서 음악을 담당한 베테랑 창작자다.

이번 영화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모금했다. 이명세 감독은 "많은 사람이 참여할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순식간에 할 줄은 몰랐다"며 "그 성원들, 그리고 조금씩 댓글 남겨주시는 걸 보면서 영화감독으로서 '놀면 뭐하니? 영화 한 편 만들자'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받고 보니)성원들이 무거웠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성원은) 영화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다, 그 자리에 참석한 분들도 있겠지만 (펀딩을 한 분들은) TV로 지켜봤고 미리 잠들었다가 깨서 부끄러워 미안해하는 것이 대표적인 마음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명세 감독이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란 12.3’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란 12.3’은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의 현장 기록을 담은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다. 2026.4.7 © 뉴스1 권현진 기자


조성우 음악감독이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란 12.3’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란 12.3’은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선 이들의 현장 기록을 담은 시네마틱 다큐멘터리다. 2026.4.7 © 뉴스1 권현진 기자

공개된 영화는 다큐멘터리지만 형식적으로도 여러 시도를 한 것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인터뷰나 내레이션을 배제하고, 주요 인물들의 대사를 보여주는 웹툰 형식을 차용했으며, 곳곳에 미국 코믹스 스타일의 만화를 곁들여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실제 영상을 박진감 넘치게 편집한 비상계엄 당일 국회의 상황은 극 영화 못지않게 긴장감이 있었고, 조성우 감독이 견인한 무성 영화 방식의 음악은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명세 감독은 "편집할 때 목표가 하나 있다면 직관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거였다"면서 "이날의 이 장면, 그날 밤의 장면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느낌이 아니면 편집에서 다 보류했다, 그림으로 표현 못한 것들은 글로 했고, 글도 이미지니까 색깔이나 이런 것에 주안점을 둬서 그날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날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전체 편집이 달려가는 목표였다"고 연출 주안점을 전했다.

조성우 감독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을) 위로도 할 수 있고,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해 생각도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영화 음악을 지금까지 60편을 했는데 공은 이게 제일 많이 들어갔다, 이게 나의 대표작으로 남았으면 하는 느낌"이라고 이번 작업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란 12.3'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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