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실습' 스틸 컷
말도 안 되는 내용이지만, 보다 보면 그저 웃고 말게 된다. '개쩌는 호러블 코미디'라는, 장르명조차 엉뚱한 영화 '교생실습'(감독 김민하)은 끝까지 특유의 키치함을 밀고 나가는 기세로 끝내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교생실습'은 흑마술에 빠진 세 명의 여고생과 그런 그들의 어딘가 수상쩍은 점을 보고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나선 열교생 은경(한선화 분)의 이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모교에 교생으로 오된 은경은 불 불과 몇 년 만에 자신의 시절과는 달라진 학교의 분위기에 놀란다. 학생들은 대놓고 교사들을 무시하고, 심지어 훈계를 하려는 교사에게 욕을 하기도 한다. 학부모의 태도 역시 자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교사들은 걸핏하면 앙갚음의 대상이 된다. 이 같은 환경 때문에 교장(박철민 분)은 교생들에게 "나대지 말고 조용히 있다 가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과 자부심으가득한 은경은 끓 끓어오르는 열정을 누르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잔소리를 한다그런 은경의 관 관심을 끌게 되는 이들은 모의고사 전국 1등을 놓치지 않는다는 교내 흑마술 동아리 쿠로이소라의 세 멤버 아오이(홍예지 분), 리코(박샛별 분), 하루카(이화원 분)다. 은경은 성적 덕분에 교내에서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는 세 학생을 염탐하며, 이들의 비밀스러운 회동이 이뤄지는 동아리방을 찾는다.
음침한 분위기의 동아리방에서, 은경은 아이들이 내는 높은 성적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들은 사백살 먹은 일본의 사무라요괴 이다이나시(유선호 분)를 숭 숭배하며 그의 힘으로 최고의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은경은 이다이나시에게 메시지를 전해달라며 직접 쓴 쪽지 한 장을 아이들에게 건넨다. 그리고 그 쪽지는 이다이나시를 분개하게 만들고, 이다이나시는 아이들을 통해 은경을 부른다.
'교생실습' 스틸 컷
'교생실습'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만화나 게임 속에 등장할 법한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그리는 작품이다. 정보 없이 이 작품을 접한 관객들은 갑작스럽게 거울 안으로 들어가 귀신과 끝말잇기나 '아재 개그' 대결을 벌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일반적인 호러 영화의 클리셰를 벗어나는 비약적이고 엉뚱한, 때때로 유치하기까지 한 전개는 '교생실습'의 매력이다. B급 감성의 예상 밖 이야기가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며 영화만이 가진 특유의 컬트 코미디를 완성한다.
주인교생 은경은 딴 딴 세상에 사는 듯한 인물들 사이에서 거의 유일하게 관객들이 이입할 수 있는 인물이다. 한선화는 이 같은 은경의 시원시원한 캐릭터를 특유의 자연스럽고 야무진 연기로 표현해 내 이야기를 단단하게 받친다. 교권 하락 문제를 일제강점기 '서당사냥'과 연결한 영화는 동시대적인 주제를 끌어안으며 주제 의식도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런 부류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엉뚱한 세계관을 이해시키는 것을 넘어 코미디 장르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는 일은 의외로 쉽지 않다. 하지만 '교생실습'은 이를 기세 좋게 해냈다. 상영 시간 95분. 오는 13일 개봉.
eujenej@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