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사진=미스틱스토리)
공연은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다.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무대 위로 신예찬의 바이올린 선율이 흐르고, 조원상의 베이스와 신광일의 드럼이 차례로 더해졌다. 이어 최상엽이 무대 중앙에서 등장해 네 멤버가 전면 무대로 모여드는 순간, 케이스포돔은 단숨에 루시만의 섬이 됐다.
루시(사진=미스틱스토리)
‘히어로’ 무대에서는 멤버들의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형형색색의 컨페티가 터지며 감동을 더했다. 루시가 왜 ‘청춘 밴드’로 불리는지를 단번에 체감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뒤 멤버들의 소감도 남달랐다. 조원상은 “드디어 체조에 입성한 루시입니다”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고, 최상엽은 “팬 여러분 덕분에 케이스포돔에 왔다”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케이스포돔 입성과 동시에 오랜만에 완전체 무대다. 광일이를 기다리느라 1년 반이 걸렸다”고 말하자 공연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루시 최상엽(사진=미스틱스토리)
루시 조원상(사진=미스틱스토리)
‘뜨거’에서는 신광일의 보컬로 시작해 최상엽으로 이어지는 구성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신예찬은 무대 왼쪽을, 조원상은 오른쪽을 누비며 연주했고, 최상엽과 신광일은 중앙에서 공연을 이끌었다. 밴드 합주의 매력이 폭발한 순간이었다. 특히 자동차 한 대 값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광일의 무빙 밴드카는 공연 내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진 ‘오프닝’에서는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며 공연장을 밤하늘처럼 물들였고, ‘빌런’에서는 최상엽의 폭발적인 보컬이 공연장을 종횡무진 휘저었다.
‘놀이’, ‘사랑은 어쩌고’, ‘동이 틀 때’로 이어지는 구간은 루시 특유의 청량함이 극대화된 순간이었다. 특히 ‘동이 틀 때’에서는 OST 버전에서 들을 수 없었던 2절까지 선보이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끌어냈다.
공연 중반부 솔로 무대는 멤버 각각의 색깔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신광일은 ‘구구절절’을 통해 묵직한 중저음 보컬 매력을 드러냈고, 신예찬은 기타를 내려놓고 ‘리틀 스타’를 담담하게 불러 스윗한 감성을 선사했다. 최상엽은 축구복 차림으로 등장해 ‘작은별’을 청량하게 소화했고, 조원상은 홀로 무대에 올라 날카로운 가성으로 또 다른 존재감을 증명했다.
루시 신예찬(사진=미스틱스토리)
루시 신광일(사진=미스틱스토리)
후반부는 말 그대로 히트곡 퍼레이드였다. 강렬한 레이저와 함께 시작된 ‘카멜레온’은 공연장을 단숨에 록 페스티벌 현장으로 바꿔놨고, ‘아니 근데 진짜’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폭발적인 떼창을 쏟아냈다. 이어진 ‘21세기의 어떤 날’에서는 관객들이 함께 뛰고 노래하며 공연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도깨비춤’에서는 도깨비 탈을 쓴 신예찬의 바이올린 퍼포먼스가 단연 압권이었다. 신예찬은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며 혼신의 연주를 펼쳤고, 거칠고도 강렬한 바이올린 사운드는 공연장의 흥을 단숨에 폭발시켰다. 한국적인 색채와 록 사운드,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무대는 루시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극대화했다.
루시(사진=미스틱스토리)
최상엽은 공연 말미 “콘서트는 준비할 때마다 긴장되고 걱정도 많지만, 막상 여러분과 함께 노래를 부르면 이 공간에 행복이 떠다니는 것 같다”며 “여러분만큼이나 저희도 이 공연을 정말 즐기고 있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이어 “첫 콘서트를 블루스퀘어에서 했던 게 기억난다. 그땐 우리 노래도 많지 않아 커버곡도 많이 했었다”며 “지금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더 많은 분들과 행복을 나눌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재차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