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선미경 기자] 지누션과 원타임을 시작으로 빅뱅과 블랙핑크를 거쳐 현재의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까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K-팝 시장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힙합 DNA를 주류 음악 시장에 이식하고,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활약할 아티스트들을 발굴해서 키웠으며, 성공적인 세대 교체로 30년째 ‘YG다움’을 이어가고 있다.
YG는 1996년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 설립한 현기획에서 출발했다. 이후 1998년 양군기획을 거쳐, 2001년에 지금의 YG로 사명을 바꿨다.
그리고 지금까지 30년 동안 꾸준히 걸출한 아티스트와 글로벌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지누션과 원타임의 성공을 시작으로, 고(故) 휘성과 거미, 세븐을 거쳐 빅뱅과 2NE1이 등장해 업계를 장악했다. 위너와 아이콘, 악뮤(AKMU)로 서바이벌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적인 스타가 된 블랙핑크를 탄생시켰다. 현재는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가 세대교체를 통해 YG를 이끌고 있다.
YG가 특별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난 30년 동안 빠르게 변하는 음악 시장에서 폭넓은 장르의 다양한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면서 ‘YG다움’을 잃지 않았다. 힙합 DNA와 아이돌 음악 사이에서 ‘자체 제작 시스템’으로 YG만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YG다움’이라는 고유 브랜드 가치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YG의 정신인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있었다. 음악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스타성을 알아보는 안목으로 지금의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키워냈다. 자작곡과 프로듀싱 능력을 강조하고, 실력을 기반으로 세계관을 쌓아올렸다. 그리고 해외 투어 등 공연을 통해 무대 장악력을 키우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YG의 아티스트들은 ‘대체 불가’라는 공식으로 이어졌다. 30주년을 맞은 YG의 ‘30년 발자취’와 그 의미를 짚어봤다.

♢ 지누션과 원타임, YG표 힙합 스웨그의 시작
YG의 시작은 특별했다. 당시만해도 대중에게 덜 친숙했던 힙합 음악으로 출발했다. 지누션과 원타임은 YG표 스웨그를 입고 힙합을 대중에게 관심받는 음악으로 만들었다. 이들만의 멋을 설계하고 이를 브랜드로 발전시켰다. 지누션과 원타임은 YG의 힙합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지누션과 원타임으로 힙합 정체성을 확립했다면, 고 휘성과 거미, 세븐, 렉시, 빅마마의 등장으로 ‘실력파’ 음악 회사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이때 YG는 힙합은 물론 소울과 알앤비(R&B) 음악으로 보컬 라인을 강화했다. YG표 음악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였다.

♢ 빅뱅과 2NE1의 등장, 아이돌 산업 판도를 바꾸다
2006년 8월 19일, 그룹 빅뱅의 등장은 아이돌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였다. 빅뱅은 K-팝 열풍을 주도하며 2세대를 상징하는 팀이었고, 트렌드세터였다. 팬덤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으며, 가요계 뿐만 아니라 패션계를 이끌고, 대중문화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압도적이었다.
빅뱅은 멤버의 자작곡에 대부분 자체 프로듀싱을 직접 하는 팀이라는 상징성이 있었다. 이는 단순히 아이돌의 범주를 넘어서 대중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또 이들은 당시 한국 가수 중 가장 큰 규모의 북미 투어를 진행하는 등 K팝의 글로벌 확산의 포문을 연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세대의 후배들에게 롤모델로 많이 언급되며 K팝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은 YG와 함께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빅뱅에 이어 2NE1은 걸크러시를 내세우며 K-팝 팬덤의 해외 확장에 큰 역할을 했다. 2NE1은 힙합 기반 여성 그룹의 상징으로, 당시 청순하거나 섹시, 귀여운 콘셉트를 내세웠던 다른 걸그룹들과 달리 강렬한 힙합 스타일로 고정관념을 깼다. 강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에 수준 높은 음악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누비며 새로운 걸그룹의 판도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NE1은 활동 당시 해외 걸그룹 최초로 월드투어를 개최하며 아시아를 넘어 북미에서도 팬덤을 거느린 팀이었다.

♢ 위너와 악뮤, 그리고 아이콘, 새로운 세대의 탄생
2013년부터 YG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기반의 시스템을 확장했다. 빅뱅도 서바이벌로 데뷔했지만,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강화했다. 위너와 아이콘은 2013년 ‘윈: 후 이즈 넥스트?(WIN: Who is Next?)’에서 팀 대결로 얼굴을 알렸다. 우승한 위너가 먼저 데뷔했고, 이후 아이콘을 론칭했다.
위너와 아이콘 역시 빅뱅처럼 멤버들이 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팀이었다. 이들은 수준급 작사, 작곡 실력을 바탕으로 직접 만든 음악으로 팀의 정체성을 완성했다. 위너는 힙합 뿐만 아니라 록이나 발라드, 댄스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며 차별화 된 색깔을 구축했고, ‘위너팝’이란 장르를 구축했다. 이렇듯 양현석 총괄은 빅뱅부터 위너, 아이콘까지 ‘자체 제작’ 시스템을 이어오며 ‘YG다움’이란 브랜드 가치를 구축해왔다.
2인조 남매 그룹인 악뮤 역시 YG에 특별한 색을 더했다. 악뮤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2’에서 우승하면서 YG와 인연을 맺게 됐다. 악뮤 역시 멤버 이찬혁이 주축으로 곡을 쓰는 점에서 YG의 ‘자체 제작’ 팀들과 같다. 2014년 데뷔해 발표하는 곡마다 흥행시키면서 YG의 한 시대를 함께 했다.

♢ 블랙핑크, 가장 글로벌한 IP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현재 K-팝 걸그룹 중 가장 글로벌한 IP로 꼽힌다. 블랙핑크는 YG DNA에 또 다른 색을 추가한 팀이다. YG가 추구하는 힙합 베이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준다. 대표적으로 걸크러시에 블랙핑크만의 센 힙합 비트를 더한 걸스힙합이 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면서 팬과 대중의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고,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블랙핑크는 2NE1과 다른 스타일로 성공을 이끌며 양현석 총괄의 안목을 증명했다. 뛰어난 실력과 비주얼로, 네 멤버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살려 그룹과 개인 팬덤 파워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4~6년간 오랜 연습생 기간을 거치며 실력을 갈고닦았고, 무대를 잘하는 팀이란 정체성을 확립했다. 블랙핑크는 해외 팬덤이 유입되면서 유튜브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다수의 기록을 쌓았으며, 전 세계 역대 보컬 그룹 투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스타디움 투어를 하는 팀이자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유의미한 기록을 써내고 있다. YG와 함께 데뷔 10주년을 맞은 이들은 ‘따로 또 같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 세대 교체와 YG의 미래
2020년 데뷔해 YG 보이그룹의 계보를 잇고 있는 트레저 역시 ‘YG 보석함’이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론칭했다. 트레저는 데뷔 1년 만에 앨범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고, 아시아를 넘어선 인기를 구가하며 YG표 괴물 신인 수식어를 입증했다. 특히 일본을 중점으로 해외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투어를 통해 공연형 아이돌의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 공연으로 다져진 실력은 여러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오는 8월 7일 데뷔 6주년을 앞두고 있는 트레저는 오는 6월 1일 미니 4집 ‘뉴 웨이브(NEW WAV)’를 발표하고 컴백한다. 이번 신보를 통해 트레저는 YG의 뿌리인 강렬한 힙합으로 돌아가 활동 2막을 예고하고 있다. YG는 “트레저의 다채로운 모습을 힙합 장르로 풀어낸 앨범”이라며, “한층 과감하고 강렬한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YG 특유의 힙합 바이브로 무장하고 새로운 흐름을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양현석 총괄은 “트레저가 팬데믹 시기에 데뷔해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앨범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음악과 퍼포먼스에 있어 날카롭고 깐깐한 안목으로 유명한 양현석 총괄이 자신한 만큼 트레저의 2막을 여는 행보에 기대가 쏠린다.

베이비몬스터는 2NE1과 블랙핑크를 있는 YG표 걸그룹 서사를 완성하며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지난 2024년 4월 데뷔한 이들은 양현석 총괄의 철학에 따라 최고의 실력을 갖춘 멤버들로 구성된 실력파 팀이다. 핸드마이크를 사용해 완벽한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는가 하면, 수준급 랩 실력은 물론, 퍼포먼스에서도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멤버 전원을 ‘올라운더’로 부를 정도로 전 분야에 걸쳐 개인의 기량이 뛰어나다.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무대 장인’이 된 베이비몬스터는 데뷔 2년 2개월 만에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역대 K팝 걸그룹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유튜브 구독자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콘텐츠 누적 조회수는 84억 회를 넘어섰다. 이는 베이비몬스터의 해외 팬덤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현석 총괄은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에 이어 새로운 IP 발굴에 나서며 YG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 가을에는 트레저 이후 6년 만에 새 보이그룹을 론칭할 예정이며, 이밸리와 찬야에 이어 케이시까지 공개하며 4인조 걸그룹 넥스트 몬스터(가칭)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seon@osen.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