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21세기 대군부인' 포스터
'21세기 대군부인' 박준화 감독이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요인들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연출 박준화 배희영/극본 유지원)의 박준화 감독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서 박준화 감독은 당초 기획 의도에 대해 "스토리의 시작은 사실 왕실과 평민의 로맨스를 그리려고 했다"며 "저희 시대와 민족의 아픔 중에 6.25나 일제강점기가 있는데 그냥 조선 왕조가 지금까지 이어진 형태로 스토리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으로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의 그런 역사와 우리의 아픈 기억 없이 왕조가 유지되면서 굳건한 나라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박 감독은 "그 안에서 평민인 희주는 어릴 때 버림 받은 후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바라는 욕망과 욕구를 갖고 있는 인물이고 이안 대군은 어찌 보면 정점, 가장 높은 위치에 있지만 주변에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고 일상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지위와 위치와 관계를 떠나 그 둘의 로맨스로 시작해 전체적인 스토리를 풀어내면서 조선 왕조를 연결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박 감독은 "그런 와중에 기초가 되는 것들이 있었고 그런 부분의 고증을 받으면서 진행했는데 순간 선택을 하고 보니 그렇게 됐다"며 "왕이 즉위하는 상황에서 너무 판타지적인 요소에 집중했던 게 아닌가 했다,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주도적이고 자주적인 어떤 그런 역사를 가진 부분을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 순간 왠지 모르게 그냥 그랬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박 감독은 "결과적으로 최종적으로 선택은 제가 한 것"이라면서 "그 부분에 대한 무지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작진이든 스태프이든 누구든 그 순간의 어떤 부분이 돌이켜 생각을 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도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표현을 잘했으면 어땠을까, 그 순간 왜 놓쳤을까 그게 아쉽다"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정말 잘못했던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가장 감동받아야 하는 순간에 가장 불편한 상황이 됐다, 그 부분을 인지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즉위식에서 '천세' 표현이 쓰이고 구류면관이 등장한 점 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우리 시대 아픔을 배제하고 시작하다 보니 남는 게 조선 왕조더라"며 "조선 왕조에서 꾸준하게 해왔던 형태의 행사를 (극 중에서도) 했다, 그 설정에 매몰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드라마를 조금 더 무겁게 고민하면서 접했어야 했다"면서도 "연출 입장에서 그 판단의 기준을 잘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놓친 게 사실은 정말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은 고작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지난 16일 12부작으로 종영했다. 최종회 시청률은 13.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방송 초반 배우들의 매끄럽지 않은 연기로 지적을 받았다. 이후 지난 15일 방송된 11회에서는 이안 대군(변우석 분)의 즉위식 중 제후국이 사용하는 '천세'라는 표현이 쓰인 점, 황제의 십이면류관이 아닌 구류면관이 등장한 점 등으로 인해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논란에도 휩싸였다. 또한 한국 전통 방식이 아닌 중국식 다도법을 따르고 일본 왕실을 연상케 하는 세계관을 선보였다는 점, 일제강점기와 2차 세계대전이 배제됐다는 점도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주연배우들은 지난 18일 각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제히 사과문을 올렸다. 아이유는 "드라마 속 여러 역사 고증 문제들에 있어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 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남겼다. 변우석도 "배우로서 연기뿐 아니라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맥락까지 더욱 책임감 있게 살펴보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됐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사과했다.
역사 학계까지 지적에 나서 더욱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1세기 대군부인'은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도 전 세계에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역사 왜곡 콘텐츠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본집과 웹소설 출간은 물론,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팝업 스토어 개최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aluemcha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