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가운데)과 영화 '호프'에 출연한 주연 배우들.(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다만 무관이 곧 실패를 의미하진 않았다. ‘호프’는 칸 공개 전부터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고, 공식 상영 이후에도 평단과 업계의 시선을 동시에 끌어모았다. 특히 칸 필름마켓에서 200여 개국에 선판매되며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수준의 해외 판매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 여부와 별개로 글로벌 시장성이 입증된 셈이다.
평가는 엇갈렸다. 대형 SF 스릴러라는 장르적 스케일과 나홍진 특유의 밀도 높은 세계관에는 호평이 이어졌지만, 일부 외신과 평단에서는 컴퓨터그래픽(CG) 완성도와 서사 전개에 대한 호불호도 드러났다. 그럼에도 화제성만큼은 압도적이었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는 ‘호프’를 두고 “칸 경쟁부문 출품작 가운데 흥행 가능성을 갖춘 작품”이라고 평가했고, 영국 가디언 역시 “전 세계 K열풍을 더 달아오르게 할 최고 수준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호프’의 의미는 단순한 흥행 기대감에만 있지 않다. 한국 영화계의 세대교체와 장르 확장 측면에서도 상징성을 남겼다. 그간 칸 경쟁부문은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거장 감독 중심으로 한국 영화가 존재감을 보여온 무대였다. 반면 나홍진 감독은 액션과 스릴러, SF를 결합한 대중적인 장르물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한국 장르영화의 외연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칸은 한국 영화계 전반에도 의미를 남겼다.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고,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정주리 감독의 ‘도라’가 감독주간, 진미송 감독의 ‘사일런트 보이시스’와 최원정 감독의 ‘새의 랩소디’가 학생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가 특정 거장 중심을 넘어 보다 다양한 세대와 장르로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무엇보다 ‘호프’는 여전히 하반기 한국 영화계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나홍진 감독 역시 국내 개봉까지 남은 시간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그는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남아있는 약 2개월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마무리 작업의 결정적 단계”라고 전했다.
‘호프’는 올 여름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