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무싸' 오정세 "대본의 모든 글자 하나하나 소중했던 작품" [N인터뷰]①

연예

뉴스1,

2026년 5월 26일, 오후 06:10

배우 오정세 / 사진제공=프레인TPC

지난 24일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극본 박해영/ 연출 차영훈/ 이하 '모자무싸')가 종영을 맞았다. '모자무싸'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드라마로 구교환, 고윤정, 오정세, 강말금 등이 출연했다.

배우 오정세는 극 중 영화인들이 모인 8인회 멤버이자 고박필름 소속의 영화감독 박경세 역을 연기했다. 영화를 다섯 편이나 연출한 감독이지만, 아직 데뷔도 못한 황동만(구교환 분)이 계속해 자신의 속을 긁어대는 말만 해대니 거기에 또 자격지심으로 반박하면서 오히려 더 상처를 받는 인물이다.

게다가 다섯 번째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 아내이자 제작자 고혜진(강말금 분)은 황동만을 오히려 두둔만 하는 것 같아 고까워한다. 하지만 이후 점점 황동만과 으르렁대는 관계를 벗어나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결국 자신 역시 무가치한 것과 싸우고 있는 사람인 것을 깨닫고는 변하게 된다.

오정세는 이러한 박경세를 연기하면서 자신만의 탁월한 연기력으로 입체적으로 인물을 표현해내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이런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모처에서 오정세는 취재진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오정세는 '모자무싸'와 함께, 오는 6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와일드씽' 속 최성곤 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배우 오정세/ 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 SLL, 스튜디오 플로우

-박경세라는 인물은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나.

▶'모자무싸'에서 박경세라는 인물을 만났을 때는 첫 번째로는 이 작품이 너무 귀하고 (대본의) 한 글자, 한 글자가 소중해서 너무 참여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박경세라는 인물로 손을 내밀어주셨고 제가 읽었던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는 연결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100% 대본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구현하자가 1차 목표였다. 그런데 초반부를 찍던 어느 순간 경세의 대사가 장문이 많았다. 100% 구현하는 것에 더해서 자유로움으로 입체적인 걸 넣어야 했다. 그때 배우로서의 욕심에 너무 활자에 갇혀있나 싶었다. '그랬잖아'를 '그랬어'로 해도 되는데 '그랬잖아'로 말하려는 걸 보고 100% 구현 안 하더라도 80%를 표현하려고 했다.

-대본에서 소중했던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기본적으로 은아랑 동만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초반에는 진짜 저런 사람이 옆에 없었으면 좋겠다는 미움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 '저놈이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뀌는 지점들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좋은 대사가 아니라 되게 귀한 대사도 많았다. 마음이 뜨거워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가장 뜨거웠던 대사가 무엇인가.

▶사실 대사 그대로 보면 명대사가 없다. '영구 없다'라는 대사를 말하면 '그게 명대사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하지만 드라마 속 상황과 인물을 만나면 '영구 없다'도 슬프게 표현된다는 걸 알게 된다. 또 '어머니 건강하시지?'가 안부를 묻지만,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물으니 그 자체로 웃긴 게 되는 느낌도 좋았다. 활자와 상관없이 명대사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제게는 '고양이도 나무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다 늙어 죽길, 병들어 죽지 말고 괴로워 죽질 말고. 후드득 낙엽 떨어지듯이 모두 다 늙어 죽길'이라는 대사가 마음 묵직하게 들어왔다.

-'모자무싸'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 포인트를 끌어냈는데 본인은 어떤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됐나.

▶공감됐던 부분은 경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앞만 보고 달리는 인물이 주변 사람을 통해서 성장을 한다는 거였다. 경세는 남들이 봤을 때는 영화 5편을 개봉한 성공한 감독이지만 성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스스로의 힘으로만 작품을 만들고 싶고, 1등만 하려고 하면서 아등바등한다. 늘 초조함과 불안함이 많은 사람인데 동만과 혜진으로 인해 나중에 자기 고백을 하게 된다. 마지막에 '3등만 할게'라고 하는 대사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진정하게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하려고 하는 정서라인이 공감이 됐다.

-경세와 동만은 절친이었지만, 서로를 가장 할퀴게 되는 구도의 인물들이기도 했는데 이를 어떻게 표현하려 했나.

▶동만과 경세는 가장 날카로운 칼로 서로를 상처 내는 게 기본값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으르렁대고 시기질투를 하는 그 밑바탕에는 그만큼 예전에 사랑했고 서로를 응원했던 크기가 다른 인물들보다 훨씬 컸던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랑하기에 대신 죽을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남녀 사이에도 어떤 부분에서는 엄청 할퀴고 미워하는 포인트가 있다. 시청자가 보기에는 싸울 때로 시작해서 보는 느낌이어서 저는 일단 우정, 지난 추억, 서로에 대한 마음이 큰 관계라고 생각했다. 찍다 보니깐 '내 생각이 맞네'라는 느낌이 들더라.

-경세와 동만은 서로에 대한 질투도 있지만, 자격지심도 있는데 본인에게는 그런 면이 있나.

▶저한테는 동만과 경세가 가지고 있는 면이 많이는 없다. 경세 입장에서는 시기질투가 많은 입장이기도 하고 잘됐을 때의 기쁨과 안 됐을 때의 좌절의 폭이 큰 인물인데 저는 그렇지는 않다.

<【N인터뷰】 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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