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곤 감독 "'와일드 씽' 제목, 틀린 표현…AI도 말렸다"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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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6년 6월 03일, 오전 07:00

손재곤 감독 /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재곤 감독이 영화 '와일드 씽' 제목에 얽힌 비화를 공개했다. 제목을 두고 생성형 AI인 챗GPT와 제미나이에까지 조언을 구했지만 결국 자신의 선택을 밀어붙였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와일드 씽'을 연출한 손재곤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해체된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달콤, 살벌한 연인'(2006) '이층의 악당'(2010) '해치지 않아'(2020)의 손재곤 감독 신작이다.

손 감독은 "'와일드 씽'은 우선 작가가 먼저 선택한 제목"이라며 "결국은 간단하게 중의적인 제목이다, '씽(thing)'이라는 단어가 노래와 관련한 의미도 있고, 와일드한 놈들, 와일드한 사건들이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목을 두고 고민도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은 사람들이 영어에 익숙하다 보니 이게 영어로 틀린 표현이라는 게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영제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챗GPT와 제미나이에도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둘 다 '문법적으로 틀린 말'이라고 하더라"며 웃은 뒤 "그럼 어떤 제목이 좋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 '송 와일드' 같은 걸 추천했는데 재미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와일드 씽'이라는 중의적인 느낌 자체가 재밌다고 생각해서 결국 선택했다"며 "영어 문법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챗GPT와 제미나이 제안은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 장르로 밀고 간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밝혔다. 손 감독은 "'와일드 씽'처럼 코미디를 제1 장르로 둔 작품은 굉장히 오랜만"이라며 "요즘 영화들은 대부분 혼합 장르인데, 그동안 제가 써온 작품들도 제1 장르는 다른 장르를 두고 코미디를 제2 장르로 두는 방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 대본 작업을 하면서 처음에는 예전의 기분을 떠올리려고 애를 좀 써야 했다"며 "매일 '나는 코미디 감독이다, 코미디 감독이다'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노트북 앞에 앉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 코미디 장르 대본을 쓰다 보니 제 기분 자체가 좀 낙관적이 되더라"며 "그런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고 덧붙였다.

코미디 장르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손 감독은 "어릴 때 만화도 많이 봤는데 그때는 '코미디 만화'가 아니라 '명랑 만화'라는 장르가 있었다, 그걸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음악 프로그램도 좋아했는데 중간에 개그맨들이 나와서 하는 코미디 코너를 보기 위해 프로그램을 봤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는 "시트콤도 정말 좋아했고, 영화 일을 할 때도 대본을 쓰면서 모든 상황을 코미디로 만들어가던 시기가 있었다"며 "돌아보니 10대, 20대 시절 문화적 정체성을 만든 것 중 하나가 코미디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만의 코미디 스타일에 대해서는 "저는 시작부터 웃긴 설정을 보여주기보다 캐릭터 설정을 중시하는 편"이라며 "상황이 쌓이고 나서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고 이런 대사를 할 때 웃음이 나오는 방식이 제 스타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전하고 싶은 감정에 대한 고민도 언급했다. 손 감독은 "'감동'이라는 말을 하기는 쑥스럽다"면서도 "극장에서 관객들이 마지막에 어떤 감정으로 나갈까를 많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 영화는 뒤로 갈수록 더 웃기길 기대하는데 그걸 끝까지 유지하는 영화는 굉장히 드물다"며 "'와일드 씽'은 웃음도 유지되면서 마지막엔 감정의 효과가 같이 증폭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한편 '와일드 씽'은 오는 3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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