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아재들의 '오십프로'…웃음 속 물씬 풍기는 짠내 [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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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6년 6월 13일, 오전 07:45

MBC '오십프로' 포스터

한물간 50대 아저씨들의 고군분투가 웃음을 자아내는데, 어딘가 모르게 짠함도 밀려들어 온다. '오십프로' 속 세 아저씨들의 이야기다.

지난달 22일 방송을 시작한 MBC 금토드라마 '오십프로'(극본 장원섭/ 연출 한동화)가 12일까지 7회를 호평 속에서 방송 중이다. '오십프로'는 평범해 보여도 끗발 좀 날리던 세 남자가 운명에 의해 다시 움직이는 짠물 액션 코미디 드라마로 신하균, 오정세, 허성태, 이학주가 주연으로 출연 중이다.

'오십프로'의 이야기는 국정원 요원 정호명(신하균 분), 북한 특수 공작원 '불개' 봉제순(오정세 분), 화산파 조직의 2인자 강범룡(허성태 분)이 주축이 된다. 하지만 이 인물 소개도 극 중에서는 10년 전의 이야기다. 10년 전만 해도 이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던 인물들은 최종 빌런인 한경욱(김상경 분) 전 국정원 1차장이 판을 짰던 '여객선 작전'에서 실패 후 이제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전설적인 활약을 펼치던 국정원 요원 정호명은 한경욱의 치부를 건드릴 수 있는 '물건'을 찾기 위해 영선도로 숨어들었다가 이제는 오란반점의 외동딸 권오란(신동미 분)의 남편이 되어 눈칫밥만 먹는 신세가 됐다. 불개 역시 여객선 작전에서 당한 사고로 모든 기억을 잃고 회사에서는 무시당하기 일쑤인 어수룩한 봉제순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호명의 뒤를 밟기 위해 영선도로 들어왔던 강범룡도 평범한 편의점 사장이 되어서는 부하인 마공복(이학주 분)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그저 그런 인생이 됐다.

MBC '오십프로' 스틸컷

이야기의 전개는 유머로 가득 차 있다. 국정원 요원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있는 정호명은 봉제순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도 모르고 위장을 한 게 아닐까 의심하며 계속 그의 뒤를 쫓는다. 강범룡의 경우 전직 조폭이지만, 편의점에 찾아오는 지구대 순경 박미경(한지은 분)을 짝사랑하면서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댄다. 그래도 다들 한때 잘 나갔던 인물들이어서, 이들이 펼치는 액션도 호쾌함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유쾌하면서도 호쾌한 코미디 액션을 펼쳐 보이는 '오십프로' 속 인물들의 서사에는 어딘가 짠함이 묻어 나온다.

아내에게도 요원의 삶을 숨겨야 하는 정호명은 '일과 가족' 모두를 잡을 수 있다던 과거의 자신감과 달리 점점 위축되어 간다. 일을 챙기려니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가족을 선택하기에는 국정원 요원으로서 10년 동안 파헤쳐 온 일을 뒷전으로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MBC '오십프로' 스틸컷

봉제순 역시 기억을 잃은 뒤, 자신을 구해준 허봉필(이영석 분)과 그의 손자인 허남일(김성정 분)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싸움 실력을 떠올릴 수 없으니 조폭들에게 두들겨 맞기가 일상이며, 아예 집까지 잃고 쉼터를 전전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과거의 영광은 없고, 이제는 힘없는 '아저씨'가 되어버린 삶이 씁쓸함을 남긴다.

강호명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을 배신한 옛 부하 유인구(현봉식 분)에게 납치된 마공복을 구하기 위해 자신 있게 나섰지만, 이제 몸은 녹슬 대로 녹슬어서 예전의 싸움 실력이 제대로 발휘되지도 않는다. 그 탓에 유인구 앞에서 살려달라며 개처럼 짖어대는 굴욕까지 겪어야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난해 방송된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분위기이하 '김부장 이야기') 분위기가 스쳐 지나간다. 한때는 누구보다 잘 나가는 사람이었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힘이 없어지고 존재감이 미약해지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던 '김부장 이야기'처럼 '오십프로' 역시 과거의 영광은 없고 이제는 고민과 고됨만 많아진 짠한 아저씨들의 이야기가 뭉클함을 준다.

이 짠내 가득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담은 '오십프로'는 이제 반환점을 돌고 최종회인 12회를 향한 후반부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과거처럼 빛나는 삶은 없는 이 짠함 가득한 이 아저씨들의 고군분투는 과연 최종 빌런인 한경욱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새로운 영광으로 빛날 수 있을까. '한때는 잘나갔던'이라고 치부 받던 50대의 '프로'들이 펼치는 이야기가 '지금도 여전히 멋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묵직하게 던지는 작품으로 끝맺음 지어질지 궁금증이 커진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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