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룸'을 연출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출신 케인 파슨스 감독(왼쪽)과 주연 배우 추이텔 에지오포.(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케인 파슨스는 10대 시절 독학으로 시각특수효과(VFX)와 애니메이션을 익힌 뒤 유튜브 채널 ‘케인 픽셀스’(Kane Pixels)에 공개한 ‘더 백룸즈’ 시리즈로 수억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세계관 자체가 영화화되면서 그는 단숨에 A24 최연소 장편영화 감독으로 발탁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백룸’은 북미 개봉 첫 주말 8150만 달러(약 1238억 원)를 벌어들이며 A24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갈아치웠고, 글로벌 누적 흥행 수입도 2억 달러(약 3039억 원)를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흥행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백룸’은 13일 기준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 90만 명을 넘어섰다. 외화 공포영화로서는 이례적인 성적으로, 100만 관객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해외에서는 이미 ‘유튜브 출신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저예산 호러 영화 ‘옵세션’을 연출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커리 베이커 역시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았다. 이들 작품은 대형 스튜디오가 발굴한 신인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서 검증된 창작자들이 주도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영화 '백룸'(왼쪽)과 '옵세션' 포스터.(사진=각 배급사)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더 이상 단순한 영상 플랫폼이 아니라 차세대 감독과 창작자를 발굴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Z세대 관객들이 익숙하게 소비해온 콘텐츠와 창작자가 극장으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AP통신은 ‘백룸’ 관객의 86%가 35세 미만이라며 “유튜브 출신 감독이 극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감지된다. 웹드라마와 유튜브 예능 출신 제작진이 방송가와 OTT 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던 창작자들이 오리지널 시리즈 연출을 맡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이제는 영화학교 졸업장보다 플랫폼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과 소통했는지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크리에이터 출신 감독들의 성공 사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