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룸'은 어떻게 100만 관객을 넘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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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11:19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영화 ‘백룸’이 개봉 21일 만에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2017), ‘어스’(2019) 이후 약 7년 만에 나온 외화 호러·스릴러 장르의 100만 관객 돌파 사례다. 팬데믹 이후 침체를 겪어온 외화 호러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 '백룸' 포스터.(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백룸’은 16일까지 누적 관객수 100만 218명을 동원하며 100만 고지를 밟았다. 흥행을 이끈 주축은 2030 세대였다. CGV 예매 분포 기준 20대 관객 비중이 38%로 가장 높았고, 10대와 30대가 각각 19%를 차지했다. 인터넷 밈과 괴담 문화에 익숙한 세대가 영화의 핵심 소비층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번 흥행은 단순히 관객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극장가에서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프랜차이즈 영화나 유명 지식재산권(IP) 기반 작품이 아니면 흥행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백룸’은 인터넷 도시전설이라는 비교적 익숙하면서도 틈새적인 소재를 활용해 젊은 관객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특히 ‘백룸’의 흥행은 영화 자체보다 영화를 둘러싼 ‘참여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봉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말 해석과 세계관 분석, 이스터에그 찾기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했다. 관객들은 단순히 영화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석과 공유, 재생산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영화 속 공간을 현실과 연결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는 지하철 환승 통로나 형광등이 이어진 복도 사진이 ‘현실판 백룸’이라는 이름으로 공유됐고, 이는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온라인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관람 경험이 온라인 콘텐츠로 이어지고, 온라인 콘텐츠가 다시 관람 수요를 자극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평일에도 식지 않는 N차 관람 수요 역시 흥행을 떠받쳤다. 관람 인증과 후기, 해석 콘텐츠가 새로운 관객 유입으로 이어지면서 ‘백룸’은 개봉 3주 차에도 흥행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입소문을 넘어 하나의 놀이 문화로 확장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백룸’의 성공이 팬데믹 이후 변화한 극장 흥행 공식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대규모 마케팅과 스타 배우가 흥행을 견인했다면,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얼마나 강한 화제성과 참여를 이끌어내느냐가 관객 동원력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배급사 관계자는 “‘백룸’의 100만 돌파는 외화 호러 장르의 부활이라기보다 ‘관람’을 넘어 ‘참여’와 ‘공유’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가 극장가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영화 한 편이 밈과 해석, 인증 문화를 만나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 현상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흥행 패턴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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