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넬(사진=스페이스 보헤미안)
이번 앨범은 약 4년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됐다. 최근에 만든 곡뿐 아니라 20여 년 전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현재의 사운드로 재해석한 곡도 수록됐다. 서로 다른 시기에 탄생한 음악들이 한 앨범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넬의 시간과 변화를 함께 담아낸다.
사운드 면에서도 넬의 폭넓은 음악적 시도가 엿보인다. 얼터너티브 록을 중심으로 모던 록, 슈게이징, 오케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녹여냈다. 그 과정에서도 특유의 서정성과 감성은 앨범 전반을 관통한다.
앨범은 연주곡 ‘랫츠’(Rats)로 시작한다. 긴장감 있는 전개와 강렬한 록 사운드가 기존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를 예고한다. 타이틀곡 ‘스위트 딜루전’(Sweet Delusion)은 넬이 처음으로 브라스 세션을 도입한 곡으로, 보다 직선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냈다. 익숙한 넬의 정서 위에 새로운 사운드를 덧입히며 음악적 확장의 방향을 보여준다.
‘온리 원’(Only One)은 과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태도를 담은 곡이다. 희망과 확신의 메시지를 청량한 밴드 사운드로 풀어냈다. ‘돈트 렛 미 고’(Don‘t Let Me Go)는 소중한 존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을 섬세한 멜로디와 극적인 구성으로 표현했다.
타블로가 참여한 ’루저스 레시피‘(Loser’s Recipe)는 넬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피처링 곡이다. 담담한 멜로디와 직설적인 가사가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블루 아이즈’(Blue Eyes)는 거친 보컬 표현과 록 사운드를 결합해 날카로운 감정을 드러내고, ‘뱀프’(VAMP)는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을 앞세워 앨범 후반부의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밴드 넬(사진=스페이스 보헤미안)
이번 프로젝트는 음악에만 머물지 않는다. 넬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CD 대신 고음질 음원을 담은 USB 형태의 음반을 선보인다. 변화한 음악 소비 환경을 반영하면서도 소장 가치와 물리 매체의 의미를 함께 고려한 선택이다.
또 제작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북 ‘다이어리 오브 엑스’(Diary of X)를 출간하고,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보 아트스페이스에서 동명의 전시도 개최한다. 앨범 제작 과정과 멤버들의 고민, 작업의 흔적을 공유하며 음악을 하나의 기록물로 확장하는 시도다.
넬에게 정규 10집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정표다. 하지만 멤버들은 이번 작품을 기념비적인 숫자보다 현재의 자신들을 가장 충실하게 담아낸 결과물로 바라보고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음악적 궤적 위에서 또 한 번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앨범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넬은 “10집이라서 특별하다기보다 늘 그래왔듯 이전 앨범보다 더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며 “다만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활동하며 정규앨범 10장을 발표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 감사하고 뿌듯한 일”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