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은 "가끔은 힘에 부치고 힘들지만 어디 한군데 티를 낼 데가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자식 된 도리로 부모님께 약한 소리를 못 하는 것은 당연하고, 회사를 이끄는 수장이기에 직원들에게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 주변의 만류에도 쉬지 않고 달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제발 좀 쉬라고들 하는데 저는 쉬면 오히려 아프다. 연예인들이 쉴 때 멘탈이 약해지고, 가만히 못 있어서 이상한 생각을 하거나 '헛짓거리'를 많이 하게 되는데 나도 딱 그런 부류"라며 "멘탈이 강해지려면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일을 해야 건강해지는 체질"이라고 고백했다. 일 끝나고 먹는 밥 한 끼가 가장 맛있다는 그는 "해보지 않고 멈춰 있는 삶보다 죽어 있는 느낌은 없다. 계속 시도하고 부딪히는 것만이 내 삶의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그에게 '신사: 악귀의 속삭임'을 통한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는 설렘만큼이나 큰 부담이었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다 보니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지 모든 순간이 어색하고 낯설었다는 그는 "상업 영화인 만큼 진지하고 무거운 자세로 임해야 하는데, 내가 이런 낯섦을 느끼며 연기해도 되는 상황인가 싶어 책임감이 무거웠다"고 회상했다. 특히 자신이 연기한 박수무당 '명진' 캐릭터에 공을 들였다. 김재중은 "명진이가 극 중에서 한 번이라도 웃거나 장난을 치면 영화 전체의 흐름과 긴장감이 다 깨진다고 생각했다"라며, 초반부터 캐릭터의 감정을 철저히 누르고 가기 위해 감독과 촬영 내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묻고 치열하게 소통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 자신이 아닌 온전히 캐릭터로서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정말 즐거웠고, 배우가 참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제약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깊다. 신사업과 회사 운영 전반에 직접 참여하고 있어 이동 시간은 물론 집에서도 늘 일 모드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수많은 카테고리가 얽혀 있다는 그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작품을 선택했다가 오롯이 집중하지 못해 작품 관계자 모두에게 폐를 끼치게 될까 두렵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실제로 쏟아지는 뮤지컬 제안을 모두 고사하고 있다는 김재중은 "뮤지컬은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바쳐 하시는 일이다. 그럴 만한 각오를 가지고 임해야지, 내 컨디션에 맞춰 짬을 내어 해보겠다는 생각은 너무 무모하고 무례한 일"이라며 프로로서의 확고한 선을 그었다.
가수로 시작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만큼 팬들을 향한 보답은 그의 영원한 숙제다.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하는 것을 '기본값'이라 표현한 그는, 대중에게 늘 익숙한 엔터테이너로서 선한 영향력과 재미를 주는 것이 첫 번째 미션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대표로서의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과 플레이어로서의 따뜻함을 내면에서 공존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비즈니스를 할 때는 냉정해야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따뜻해야 한다. 사실 경영만 하기에도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든데, 대중 앞에서는 다시 웃음을 드려야 한다. 이건 정말 신의 꼭두각시처럼 '접신'을 하지 않는 한 못 할 영역 같다"라며, 플레이어와 경영인을 겸하며 훌륭한 결과를 내는 선배들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시선에 대해서도 당당했다. 김재중은 "잘못 보이면 '대표병'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일하는 대표가 뭐가 나쁜가"라고 반문하며, "다만 대표가 빠지면 죽는 회사로 만들고 싶지는 않기에 절차에 맞게 미션을 나누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동료이자 마찬가지로 기획사를 이끌고 있는 김준수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그쪽은 뮤지컬 배우 중심의 IP 관리 회사고, 저희는 직접 제작을 해야 하는 프로덕션이라 고민의 결이 달라 비즈니스 얘기는 전혀 안 한다"라면서도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면 '형 다 봤다, 응원할게'라며 든든한 지지를 보낸다"고 여전한 우정을 과시했다.
최근 콘서트장에서 젊은 팬들의 유입을 체감한다는 그는 선배 이승철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방송 촬영 중 이승철 선배가 '왜 팬들이 이렇게 어리냐, 데뷔가 언제냐'고 물어봤을 때 자신도 신기했다는 김재중은 "05년생 같은 어린 친구들이 왜 삼촌 같은 우리를 좋아해 줄까 궁금하기도 하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다양한 대중의 수요가 존재해야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해볼 수 있다. 아티스트로서 여전히 새로운 무대와 수요에 목마르다. 그런 각오와 목마름으로 임하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끝인사를 전했다.
한편, 일본 고베 폐신사에 답사를 갔던 대학생 3명이 사라지고 박수무당 명진(김재중)이 사건을 파헤치며 기이한 악귀와 맞서는 샤머니즘 오컬트 호러 영화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오는 6월 17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라이브러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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