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지민경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5·18 조롱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허지웅은 30일 자신의 SNS에 "80년 5월 광주 중흥동에 있었다. 육개월 아기였다. 이후 도망치듯 광주를 떠났다. 서울 반포동에 살다가 고1에 광주 오치동으로 이사를 갔다. 귀향이지만 이방인이었다. 거기서 처음 느낀 건 무기력이었다"고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광주 사태는 광주 학살로 광주 항쟁으로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혼란스럽게 이름을 갈아치웠다. 당대를 살아낸 사람들이 명칭을 혼용하는 걸 저는 이해한다. 광주는 늘 깍두기였다. 멸칭과 모욕은 일상이었다. 한번도 피해자로 합의된 적이 없다. 서로가 살아낸 시간과 공간이 다른 만큼 담아내는 언어가 다른 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에 필요한 건 연민도 동정도 지원도 아니다. 동의다. 깍두기가 아니라 동등한 시민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너희 같은 2등 시민에게 그런 건 자격이 아니라 지원일 뿐이라는 말을 부정할 수 있는 용기다. 한국인이라면 지역이 어디든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상처가 있든 없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잘해줄 필요도 좋아해줄 필요도 없다. 그저 지연된 자격을 달라는 거다. 너희들에게 원래 당연한 그거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허지웅은 최근 불거진 배재고 야구부 조롱 응원 논란에 대해 암시하며 "5월 광주와 전라도는 여전히 조롱거리다.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은 밈으로 소비한다. 말리면 억압이라 여긴다. 왜일까. 맥락은 몰라도 광주는 당연한 약자이기 때문이다. 상처는 감싸야한다 배우지만 대개 약점이 되기 마련이다. 일종의 액막이와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를 조롱하는 데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누구도 확실하게 지켜주지 않았던 당연한 전따에게 연민은 공연한 과잉이고 남부끄러운 사치다. 오랫동안 참았으니까 앞으로도 참을 수 있지 않느냐는, 그런데 참지 않으면 어떻게 할거냐는 비아냥도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긴 시간 동안 광주는 구호가 아니면 조롱이였다. 한번도 동등하지 않았다"며 "전역하고 5.18을 정확히 알았다. 긁어 모을 수 있는 자료들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서 인터넷에 알렸다. 매년이요. 어쩌면 그때 저를 처음 알게된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달라진 것도 있지만 변하지 않은 게 더 많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앞서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는 배재고등학교와 광주제일고의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경기는 7-2로 배재고 야구부의 승리로 끝났지만, 경기 과정에 배재고 측의 부적절한 응원이 포착돼 파장을 일으켰다.
생중계 영상에 따르면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은 자신들의 공격 차례가 시작되자 더그아웃에서 단체로 율동을 하며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노래를 불렀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조롱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스타벅스를 넣어 개사한 것. 뿐만아니라 이들은 "탱크데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지역비하 발언을 이어갔고, 대중의 공분을 샀다.
배재고 측은 공식 사과문과 2차 사과문을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약속했으나 여전히 여론은 싸늘한 상황이다. 또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한 응원 구호로 물의를 빚은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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