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맨 끝줄 소년' 허문오, 첫사랑 환장병 걸린 모질이…찌질하지만 인간적" [인터뷰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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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7월 02일, 오후 08:44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으로 열패감에 사로잡힌 한 남자의 감정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표현한 배우 최민식을 만났다. 최민식은 '맨 끝줄 소년'에서 20년 전 출간한 단 한 편의 소설 이후 새로운 글을 쓰지 못하는 실패한 작가 허문호 역할을 맡아 국문학과 독설도 악평도 아까운 실망스러운 글 속에서 유일하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이강’의 글에 빠져들어 개인 문학 수업을 제안하며 욕망에 흔들리는 인물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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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소년'이 공개된 이후 언론의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민식은 "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좋은 반응이 많더라. 과분하게 좋은 반응에 너무 감사하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리뷰 중에 '그렇게 혀까지 잘리고 박살이 났었는데도 정신 못 차리고 세 치 혀 잘못 놀려서 이번에는 완전 인수분해됐다'는 글이 있더라. 촬영하면서는 '올드보이'를 인식하지 않았는데 만들고 나니까 또 이렇게 비슷한 면도 있구나 싶다"라며 네티즌들의 리뷰를 세세하게 다 살펴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때부터 "문학적인 시나리오를 찾고 있었다"는 말을 했던 최민식이다.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원작 연극이나 외국에서 리메이크된 영화에서는 관음적인 요소와 예술의 경계에 주안점을 뒀다면, 우리는 거기에 더해 한국적인 서스펜스와 스릴러적 요소를 넣은 게 차별점"이라며 원작과 어떤 부분에서 다른지를 이야기했다.

'맨 끝줄 소년'을 촬영하면서 최민식은 유쾌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감해지고 예민해지고, 연기하면서도 답답하고 심란해지는 '인간이 왜 이런가' 했던 작업이었다. 꺼내보고 싶지 않은 걸 꺼내보고, 들춰보고 싶지 않은 걸 굳이 까발리는 이야기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우아하고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허문오'를 통해서는 추잡스러운 본능, 열등감, 패배의식, 질투 등을 까발려 고깃덩어리를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좋았다. 오랜만에 연극 한 편 한 것 같기도 하고"라며 유쾌하지 않았지만 묘하게 쾌감을 주는 마력적인 작품이었음을 강조했다.

얼핏 이야기를 들어도 '허문오'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겠다 싶은데, 대배우 최민식이지만 "모든 장면, 매 대사가 정말 고민스러웠다"라며 캐릭터를 의도한 대로 표현하는 건 경력과 상관없이 힘든 일이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최민식은 "정말 고마운 게 장명우 작가다. 글이 너무 좋으니까 글이 마치 음표처럼 느껴지더라. 내가 이 대목에서는 어떻게 연주하고 어떤 악기를 써야겠구나가 디테일하게 잘 나와 있어서 악보대로만 연주하면 근사한 교향곡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라며 훌륭한 대본이 있었기에 어려운 연기의 과정도 즐거웠다고 했다.

'맨 끝줄 소년'을 보고 있노라면 최민식이 연기한 '허문오'에게 "그만해! 그렇게까지 하면 안 돼!"라고 소리지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최민식은 "처음에 대본은 최민식으로서 봤다. 객관적으로 보는데도 '쉽지 않은데' 싶더라. 정말 구질구질하다 싶고 한편으로는 측은지심도 들더라. 너무 모자라서 연민도 생겼다. 진짜 '허문오'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잠깐 나와보라 해서 앉혀놓고 술 한잔하면서 왜 그러냐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더라. 나이도 먹고 교수인 지식인이 저렇게 나약하게 망가지나 싶어 연민의 정이 들었다"라며 자신이 연기한 '허문오'의 첫인상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누구보다 '허문오'의 편에 서려 했다고. "내 행위와 생각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려 했고, '상대역은 나쁜 놈'이라고 믿으려 했다. 믿지 않으면 연기가 안 나온다. 최민식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이지만 '허문오'라면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저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는 공감을 하며 연기했다"며 연기할 때의 생각을 밝혔다.

도대체 '허문오'는 왜 이렇게까지 망가진 걸까? 그는 "작가는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사람인데 '허문오'는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고 만족하기보다는 글을 통해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굉장히 컸다. 문학상 등단이나 인기 작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 외형적인 성공에 대한 집착이 커서 비극이 싹튼 것이다"라며 '허문오'의 결핍의 원인을 짚어냈다.

자신이 연기한 '허문오'를 향한 최민식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엔딩 장면에 대해서도 "가스라이팅 당해서 이야기에 중독된 것, 이성을 잃은 상태가 되었으니 그 일을 겪고서도 '무슨 얘기?'라며 빠져들지 않냐"라고 '허문오'의 상태를 이야기했으며, 극 중 아내 '조현숙'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아내가 진짜 싫은 것도 아닌데 첫사랑에 대한 환장병에 걸려서 그렇게 됐다. '허문오'가 찌질하지만 인간적이다. 모자라서 그렇지 악마적인 심성을 가진 나쁜 놈은 아니다"라고 애정 가득한 표현으로 이야기해 웃음을 안겼다.

참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감정 연기뿐 아니라 뜀박질에 카체이싱까지 다양한 액션 연기까지 했어야 했던 '맨 끝줄 소년'이었다. 최민식은 "액션? 까딱없다. 진짜 덥긴 더웠는데 테이크도 많이 안 갔다. 요령 부리면 나만 힘들어져서 죽어라 뛰었다"며 귀여운 허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정신적으로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뭉그러지는 게 있어서 굉장히 예민하게 정신을 잡고 연기했다. 이런 드라마 하려면 이 정도 힘든 건 당연하다. 힘들었지만 아주 유쾌하고 기분 좋은 힘듦이었다"라며 '맨 끝줄 소년'의 '허문오'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 ‘이강’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 '맨 끝줄 소년'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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