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코리아 안서현 / 트리플픽쳐스
'옥자'(2017)의 소녀는 어느덧 성인 배우로 성장했다. 배우 안서현은 영화 '하나 코리아'를 통해 남한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탈북민 보미 역을 맡아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밝고 씩씩한 에너지로 남한에서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혜선(김민하 분)의 곁을 지키며 따뜻한 연대를 그려낸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하나 코리아'(감독 프레드릭 쇨베르)는 낯선 삶 속에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려는 탈북 여성 혜선의 여정을 담은 실화 모티브 작품이다. 덴마크 출신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이 30여 명의 탈북민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연출했고,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잘 알려진 최성재 작가가 공동 각본에 참여했다.
안서현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옥자'가 한동안은 큰 꼬리표처럼 느껴져 부담스럽기도 했다"면서도 "이제는 또 하나의 라벨 같다"는 변화를 털어놨다. 새로운 대표작을 쌓아가는 과정서 만난 '하나 코리아'는 안서현에게 또 다른 성장의 용기를 심어준 작품이었다. '옥자' 이후 10년, 배우 안서현이 들려준 '하나 코리아'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하나코리아 안서현 / 트리플픽쳐스
<【N인터뷰】 ①에 이어>
-관객 입장에서는 이 영화를 보고 탈북민의 남한살이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배우로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가장 먼 이야기 같지만 가장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도 '다를 것 같지만 나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결국 그 안에는 제 모습이 있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더라도 보편적인 감정을 믿고 조금은 덜 두려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보미를 연기한 배우로서 관객들이 캐릭터를 어떻게 봐줬으면 하나. 또 안서현 배우는 어떻게 기억해 줬으면 하는지.
▶보미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라는 점을 중심에 두고 연기했다. 해맑고 명랑한 것도, 진중한 모습이 나오는 것도 그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또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회복력이 빠르다고 느꼈다. 보미는 두려움을 모르는 아이가 아니라 두려움을 알아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친구다. 그래서 밝기만 한 아이가 아니라 잘 헤쳐 나가는 회복력이 강한 아이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배우로서는 밝은 캐릭터를 많이 보여드린 적이 없어서 저와 반대되는 모습도 잘 소화하는 배우라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데뷔가 벌써 18년이 됐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변화는 어떻게 다가왔나.
▶연차는 해가 지날수록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현장에서는 가장 어린 편인데 연차는 가장 오래된 경우가 많아 종종 괴리가 있다. 어릴 때부터 현장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애어른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저라는 사람의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그래서 오히려 더 편해진 것 같다. 또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계속 배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지 저 스스로도 기대된다.
-성인이 된 뒤 배우로서 연기를 대하는 관점의 변화가 있나.
▶사실 성인이 된 뒤에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부모님이 어려서부터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던 것이 지금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작품 선택은 제가 했고, 스스로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많이 겪었다.
-많은 이들이 대표작으로 '옥자'를 떠올린다. 배우로서는 봉준호 감독님과의 작업이라든지, '옥자'라는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
▶제게는 모든 작품의 가치가 같다. '옥자'가 어떤 의미냐는 질문을 예전에도 많이 받았는데 그때도 "지금 찍은 영화"라고 답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옥자'가 굉장히 큰 프로젝트였다는 걸 느끼지만, 그렇다고 제 안에서 특별하게 구분하지는 않는다. 배우 인생에서도, 제 인생에서도 '하나 코리아'나 '옥자'나 같은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옥자'가 배우로서 큰 자산일 것 같다는 시선은 어떻게 생각하나.
▶예전에는 어디를 가도 '옥자' 이야기만 많이 해주셨다. 다른 작품들도 있었는데 가려지는 것 같아 아쉬웠고, 한동안은 너무 큰 꼬리표처럼 느껴져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는 사람들이 저를 떠올릴 수 있는 하나의 라벨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지우려고 하기보다 타투처럼 제 몸에 남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줄 텐데,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많다. 언젠가는 꼭 악역을 해보고 싶고, 제가 좋아하는 미스터리나 호러 장르도 더 해보고 싶다. 반대로 밝고 명랑한 캐릭터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다양한 모습을 가진 배우라는 걸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이 영화의 메시지가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한 용기를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배우로서도 많이 공감했나.
▶맞다. 이 작품을 찍을 당시 저도 스무 살이었고, 어른이라는 세계에 처음 들어온 시기였다. 혜선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면서 저 자신을 많이 비춰봤다. 촬영하면서도 위로를 많이 받았고, 보미를 바라보면서는 제 곁에도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도 그런 친구들이 있어서 더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어릴 때부터 스태프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현장에서 오래 일할수록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더 느끼게 된다. 그래서 언제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현장에서 잘 어우러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aluemcha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