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모티프로 한 영화 '하나 코리아'에서 김민하는 탈북민 '혜선' 역을 맡아 180도 다른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마치 누군가의 편지를 읽는 듯한 애틋함을 느꼈다는 그는 "혜선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느 땅에 발을 딛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인물"이라고 배역을 소개했다. 이어 "비단 탈북민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넘어서, 우리 모두가 살면서 한 번쯤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감정이기에 깊이 공감했다"며 혜선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음을 밝혔다.
오늘날의 김민하를 있게 한 것은 단숨에 찾아온 행운이 아니었다. '파친코'로 화려하게 각인되기 전까지 그에게는 13년이라는 긴 어둠의 터널이 있었다. 오랜 무명 시절을 버텨내고 자신을 지탱해 준 원동력에 대해 그는 망설임 없이 '사랑'을 꼽았다. 김민하는 "가장 힘들고 어두운 시기에 나를 끄집어내 준 것은 결국 친구, 가족, 반려견 같은 존재들이 보내준 사랑이었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평소 다독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최근 깊은 감명을 받은 최진영 작가의 소설 '오로라'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자신만의 사랑과 믿음의 정의를 공유하기도 했다. "시간을 아주 많이 들여 겹겹이 쌓아 올려야 하는 '믿음'이야말로 가장 두터운 사랑의 종류인 것 같다"며 "믿음이 없는 사랑은 텅 빈 것에 불과하다. 내 삶과 연기에서 사랑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단단한 내면은 평소 패션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묻어난다. 과거 온라인 쇼핑 실패담을 털어놓으며 일명 '분리수거 짤'로 대중에게 친근한 화제를 모았던 그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패션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귀엽고 예쁜 것을 골라 도전한다"며 "내게 패션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스스로를 챙겨주고 돌보는 행위"라고 답해 주관이 뚜렷한 건강한 멘탈을 짐작게 했다.
인터뷰 말미 김민하는 앞으로 배우로서 걸어가고 싶은 지향점을 확고히 했다. 그는 "영화 '블랙 스완'처럼 인간 내면의 끝, 극한의 상황까지 치닫는 역할을 꼭 연기해보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질투든 욕망이든 나조차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내 안의 낯선 모습이나, 한계에 몰아붙여졌을 때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 바닥을 연기로 거침없이 증명해 보일 것"이라는 그의 포부에서 다음 행보를 향한 뜨거운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W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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