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프' 스틸
나홍진 감독이 또 한 번 더 던진 화두가 극장가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곡성'에 이어 신작 '호프' 역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고, 공개 이후에는 작품 해석과 평가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 또한 뚜렷하게 갈리지만, 오히려 그 논쟁 자체가 작품의 화제성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개봉한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SF 액션 스릴러다. '추격자'(2008) '황해'(2010) '곡성'(2016)의 나홍진 감독이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며 개봉 전부터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영화 '호프' 스틸
공개 이후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익숙한 배경에 이질적 존재를 등장시킨 장르적 상상력과 한국 영화에선 볼 수 없던 미학적인 연출과 독창적인 이미지, 액션이 방대하게 집약된 시퀀스에 호평을 보내는 관객들이 있는 반면 서사와 캐릭터, 개연성과 리얼리티의 부재, 관념적인 메시지, CG의 부조화 등을 아쉽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한 극 중 인물들의 욕설 대사가 매번 유사 수준의 강도로 자주 반복되면서 서사의 확장이나 감정선의 변화가 이뤄지지 않아 외려 단조롭게 다가온다는 점도 지적됐다.
영화 '호프' 스틸
이 같은 흐름은 '곡성'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16년 개봉한 '곡성' 역시 나홍진 감독이 던진 '미끼'와 결말을 둘러싼 논쟁이 작품의 흥행과 화제성을 이끌었다. 외지인(쿠니무리 준 분)의 정체, 무명(천우희 분)의 의미, 일광(황정민 분)의 역할 등을 놓고 당시에도 관객들의 수많은 해석이 오갔다. 영화를 다시 보기 위한 N차 관람도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았다.
'호프' 역시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영화는 외계인을 단순한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후반부에는 인간과 외계인에 대한 시선을 전복하며 기존 인식을 흔든다. 하늘에서 불과 함께 침몰하는 전함과 히브리서 11장 1절을 인용한 조르의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는 갑작스러운 대사 역시 하나의 해답보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호포항이 배경이지만 '희망'을 뜻하는 '호프'라는 제목이 어떤 긴밀한 연결성을 갖는지도 명쾌하게 드러나진 않는다.
'곡성'이 그 여백을 둘러싼 해석으로 오랜 시간 회자됐다면, '호프' 역시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쟁 속에서 더욱 입소문의 화력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호프'는 개봉 11일 전부터 예매율 1위에 올랐고, 개봉 직전까지 예매량 60만 장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3일째인 17일 올해 최단 속도로 100만 관객수를 돌파하며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또 한 번 관객들에게 화두를 던진 나홍진 감독의 새로운 시도가 어떤 흥행 성적과 담론으로 이어질지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aluemcha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