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환 스튜디오게일 대표(사진=최희재 기자)
스튜디오게일은 국내 대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등을 제작하며 ‘초통령’ 트렌드를 이끌어 온 대표 제작사다. 신 대표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체질 개선과 타깃 다각화 등을 강조하며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일본 ‘귀멸의 칼날’처럼…“양질의 IP, K애니의 강력한 무기”
신 대표는 K애니메이션의 경쟁력으로 풍부한 원천 지식재산권(IP)을 꼽았다. 그는 “일본이 만화 ‘귀멸의 칼날’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엄청나게 확대한 것처럼, 애니메이션은 IP를 ‘슈퍼 IP’로 진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양질의 국내 웹툰이나 웹소설 등을 애니메이션화한다면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소니가 미국 제작진과 만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우리가 환호했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 손으로 만든 글로벌 애니메이션이 나와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극장 애니메이션 시장의 성장 필요성도 강조했다. 신 대표는 “현재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이 222만 명(‘마당을 나온 암탉’, 2011) 수준으로 15년째 멈춰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소 300만~4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작품이 나와야 K애니의 가치와 위상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이런 목표를 갖고 준비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게일의 애니메이션 IP(사진=스튜디오게일)
신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이유로 ‘타깃층의 한계’를 언급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소비층은 이미 넓어졌지만, 제작 지형은 여전히 유아용 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키즈·프리스쿨 등 유아용 콘텐츠 영역에서 한국이 세계적 강국인 것은 사실이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대중화된 이후 애니메이션 소비층은 이미 2030을 넘어 4050 세대까지 확장됐다”며 “우리는 아직도 너무 안정적인 (키즈콘텐츠) 시장에 갇혀있는 것 아닌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튜디오게일은 이번 페어에서 론칭을 앞둔 성인 타깃의 신작 애니메이션 ‘나노리스트’의 20초 트레일러 영상을 최초로 선보였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나노리스트’는 일찌감치 티빙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편성 계약을 맺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는 등 업계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 대표는 “청장년층까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원천 IP는 무궁무진하다”며 K애니메이션의 성장 가능성에 “확신한다”고 답했다. 다만 두 가지를 강조하며 “첫째는 변화하는 소비·시청 흐름에 발 맞춰가야 한다. 둘째는 당장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시행착오를 겪고, 좋은 작품을 꾸준히 만들어서 저변을 확대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신창환 스튜디오게일 대표(사진=최희재 기자)
앞서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을 역임하며 입법 및 정책 활동에 앞장서 온 신 대표는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인 투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신 대표는 “애니메이션은 제작 기간이 길고 투자 회수도 쉽지 않아 제작사만의 힘으로 도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적 지원과 제작 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실과 동떨어진 방영권료 구조를 꼬집었다. 그는 “현재 플랫폼 등에서 지급하는 방영권료는 전체 제작비의 5%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방송법 개정의 필요성과 함께 정부 예산 내 애니메이션 비중 확대, 모태펀드 투자 비율 확대 등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제작 환경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창작을 대체하기보다 제작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돼야 한다”며 “어디까지나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에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는 용도”라고 전했다.
이어 “캐릭터의 오리지널리티와 디테일에는 반드시 창작자의 ‘휴먼 터치’가 들어가야만 글로벌 시청자의 거부감을 해소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그리는 목표는 명확하다. 신 대표는 “K팝이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주류로 우뚝 선 것처럼 우리 손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계속해서 계단을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좋은 작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현재 멈춰있는 기록들을 경신해서 나아가면, 애니메이션 업계도 성장할 뿐더러 외부에서 바라보는 K애니에 대한 시각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 제작자로서 자부심을 올리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스튜디오게일은 국내 애니메이션 대표작 ‘뽀로로’, ‘타요’를 제작했다. 또한 ‘그라미의 서커스쇼’, ‘롱롱죽겠지?’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제작 역량을 인정받아 왔다. 특히 오리지널 IP ‘티시태시’는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안은 데 이어,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로 영국 BBC 아동 채널에 수출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현재 ‘나노리스트’ 공개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