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은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또 씁니다"라는 제목의 장문 글을 게시했다. 그는 "애써 외면하고 싶어도 제가 선택한 직업이기에, 아무리 피곤하고 지겨워도 글을 쓰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운을 뗐다.
앞서 이동진은 영화 '호프'에 대해 "기괴한 난장판 속에서 대담하게 질주하는, 영화 전체가 거대한 크레센도"라는 한줄평과 함께 4점의 고평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영화를 부정적으로 본 일부 관객들이 그의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로 몰려와 '나홍진 감독과의 친분 때문이 아니냐', '한국 영화계의 위기나 감독의 이름값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식의 비난과 악성 댓글을 쏟아내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이동진은 항간에 떠도는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나홍진 감독과의 친분설에 대해 "공적인 자리에서 인터뷰나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뵌 게 전부다. 커피 한 잔 나눈 적 없고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일축했다.
이어 유명 감독의 이름값이나 한국 영화계를 의식해 후한 평가를 준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름값이나 인간적인 관계를 중시했다면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온 감독들의 특정 영화에 혹평을 내릴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한국 영화라서 별 반 개를 더 주는 것도 아니다. 제 앞에 놓인 영화 한 편 한 편의 평가는 언제나 영화계 전체 사정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전적 대가나 눈치 보기식 '사회생활'이라는 지적 역시 일축했다. 이동진은 "최근 방송 일을 제외하면 영화인들과 사적인 어울림조차 없이 작업실에 고립돼 지낸다. 돈이나 관계 때문에 평가를 바꿀 이유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왜 '호프'에 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었는가에 대해 이동진은 "단점들이 있음에도 이를 상쇄할 정도로 매우 강력한 장점들이 있는, 매력 넘치고 독창적이며 재미있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명확한 기준을 밝혔다.
그러면서 타인의 취향과 의견을 배척하는 인터넷상의 무분별한 비난 문화에 답답한 심경을 표했다. 이동진은 "'호프'가 훌륭하다는 것은 저의 '의견'이고, 형편없다는 것은 당신의 '의견'일 뿐이다. 특정 의견에 사람들이 쏠린다고 해서 그 의견이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며,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이 항상 더 나은 의견인 것도 아니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평론가든 관객이든 영화에 대한 평가에 절대적인 객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세계관과 살아온 삶 전체를 끌어와 영화를 본다"라며 "서로 다른 의견이 평화롭게 공존할 때 예술은 풍성해진다. 영화 한 편을 보고 왜 그렇게까지 조롱하거나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영화의 배경인 호포항을 인용해 "결국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고, 이게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다. 이 세상은 아직 호포항이 아니니까"라는 문장으로 글을 맺은 이동진의 소신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영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거나 n차 관람을 인증하는 실관람객들에게까지 쏟아지는 과도한 비난과 취향 침해 현상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편, 일각의 극심한 호불호 논쟁과 별개로 영화 '호프'는 압도적인 흥행세를 기록 중이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로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해외 유수 매체 및 평점 사이트(IMDb, 로튼토마토 등)에서도 전문가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등, '호프'가 던진 강렬한 화두는 당분간 영화계 안팎에서 뜨겁게 이어질 전망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MBC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등을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