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편·70억 뷰… YG 퍼포먼스에 담긴 양현석의 ‘춤 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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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08일, 오후 07:00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렛츠 춤!”

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외치자 몸이 먼저 반응한다. 곡명부터 직관적인 ‘춤’. ‘렛츠 춤’ 구간에서 터지는 파워풀한 동작, ‘와치 아웃’이라는 속삭임에 맞춘 손동작의 반전,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는 스텝까지. 특정 구간만 떼어낸 포인트 안무를 넘어 한 곡 전체를 ‘보는 맛’으로 채운 퍼포먼스다.

반응은 숫자로 나타났다. 베이비몬스터의 ‘춤’ 뮤직비디오는 8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 1억7000만 회를 넘어섰고, 별도로 공개된 퍼포먼스 비디오 역시 9177만 뷰를 기록했다.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오롯이 춤을 보기 위한 영상에만 1억 뷰에 육박하는 시선이 몰렸다.

몇 초짜리 포인트 안무가 빠르게 복제되는 챌린지 홍수 속에서 베이비몬스터는 역설적으로 ‘한 곡을 끝까지 보게 만드는 춤’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장면은 빅뱅과 2NE1, 블랙핑크와 트레저를 거쳐 막내 그룹 베이비몬스터까지 이어진 YG엔터테인먼트(YG)의 퍼포먼스 계보와 맞닿아 있다.

베이비몬스터 '춤'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사진=YG엔터테인먼트)
베이비몬스터 '춤'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사진=YG엔터테인먼트)
◇춤을 아는 사람이 춤을 찍는다…양현석의 ‘춤 미감’

그 계보의 중심에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 특유의 ‘춤의 미감’이 있다.

양 총괄 프로듀서는 제작자이기 이전에 댄서였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하기 전부터 전문 댄서로 활동했고, 서태지와 아이들 1집부터 4집까지 안무 작업을 맡았다. YG 설립 이후에도 빅뱅의 ‘거짓말’과 ‘마지막 인사’, 2NE1의 데뷔곡 ‘파이어’ 등 대표곡의 안무를 직접 만들었다.

그의 강점은 단순히 춤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춤을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야 가장 멋있는지’를 아는 감각이었다.

실제로 빅뱅과 2NE1 초기에는 연습 영상 촬영 현장에서 직접 카메라를 잡기도 했다. 멤버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춤선이 가장 잘 살아나는 앵글을 찾고, 동작의 강약에 맞춰 카메라를 움직였다. 어느 순간 화면을 당기고 어디에서 빠져야 동작의 타격감이 살아나는지를 댄서의 시선으로 판단했다.

음반 제작에 집중하면서부터는 국내외 안무가들의 시안 가운데 음악에 가장 적합한 동작을 선별해 수정·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퍼포먼스 디렉팅의 영역을 넓혔다. 블랙핑크 데뷔 이후에는 영상 기획과 세트 구상, 현장 안무 수정과 디렉팅, 최종 편집까지 퍼포먼스 콘텐츠 제작 전반을 총괄해왔다.

결국 양 총괄 프로듀서의 제작 방식은 음악과 춤, 카메라를 따로 보지 않는 데 있다. 어떤 동작이 음악의 맛을 살리는지, 어느 각도에서 춤선이 가장 돋보이는지, 어떤 장면을 연결해야 에너지가 끊기지 않는지를 하나의 퍼포먼스로 완성하는 것이다.

YG 아티스트 퍼포먼스 비디오.(사진=YG엔터테인먼트)
YG 아티스트 퍼포먼스 비디오.(사진=YG엔터테인먼트)
◇69편·70억 뷰… 블핑 거쳐 트레저·베몬으로

YG가 지금까지 선보인 퍼포먼스 비디오와 안무 연습 영상은 약 170편이다. 이 가운데 퍼포먼스 비디오는 총 69편으로 누적 조회 수는 70억 뷰에 달한다. YG에 따르면 이들 영상은 모두 양 총괄 프로듀서가 기획과 안무 구성, 영상 편집 등 제작 전반을 총괄했다.

이러한 제작 방식은 블랙핑크를 통해 세계적으로 각인됐다. 블랙핑크는 뮤직비디오뿐 아니라 퍼포먼스 영상으로도 수억 뷰를 기록하며 ‘춤을 보기 위해 찾아보는 영상’의 힘을 보여줬다. 화려한 장치보다 아티스트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카메라와 편집으로 춤선과 리듬을 극대화하는 방식 역시 YG 퍼포먼스 콘텐츠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가 그 흐름을 잇고 있다. 트레저가 힘 있는 군무와 자유분방한 에너지로 YG 보이그룹의 퍼포먼스 색깔을 이어간다면, 베이비몬스터는 높은 난도의 안무와 멤버별 춤선, 표정과 제스처까지 하나의 볼거리로 묶어내며 이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베이비몬스터의 ‘춤’은 이러한 계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렛츠 춤’이라는 직관적인 포인트로 참여를 이끌면서도 한 곡 전체의 퍼포먼스 밀도와 에너지는 놓치지 않았다. 챌린지 시대의 문법을 받아들이면서도 ‘제대로 보는 춤’의 매력을 함께 가져간 셈이다.

숏폼과 챌린지가 K팝의 주요 문법이 된 지금도 YG가 놓지 않는 것은 결국 ‘춤을 보는 재미’다. 빅뱅과 2NE1에서 블랙핑크, 트레저를 지나 베이비몬스터까지 세대는 바뀌었지만 음악의 맛을 춤으로 살리고 이를 가장 매력적인 화면으로 구현하려는 방향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30년 넘게 춤을 직접 추고 만들고 바라봐온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의 ‘춤의 미감’이 있다. YG가 쌓아 올린 69편, 70억 뷰는 ‘유행하는 춤’을 넘어 ‘보고 싶은 춤’을 만들어온 시간의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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