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은지가 6년 만에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정은지의 다섯 번째 미니 앨범 '서머, 아이(Summer, I)'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진행됐다.
'서머, 아이'는 정은지가 지난 2020년 7월 발매한 미니 4집 '심플(Simple)'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미니 앨범으로, '여름(summer)'과 '나(I)'를 함께 담아냈다. 여름에 태어난 정은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동시에, 가장 정은지다운 계절과 감정을 음악으로 기록했다.
오랜만에 신보로 돌아온 정은지는 컴백 소감을 묻는 질문에 "팬분들의 기다림에 보답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작곡 능력이 아직 탁월하다 생각하진 않는 편인데,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내가 만든 곡이 좋다 응원해주시니 감사한 마음으로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앨범명을 '서머, 아이'로 지은 이유에 대해선 "우선 내가 한여름에 태어났다. 8월에 태어났다. 이걸 직접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단어가 우선 '서머'라 봤고, 또 생각해 보니 사랑과 여름에 닮은 부분이 많더라. 잘 엮어내면 사랑의 메시지를 앨범 속에 잘 녹여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나', 정은지도 모두 넣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로도 들릴 수 있는 'I'를 결합해 '서머, 아이'라는 앨범명이 완성됐다. 여름 이야기이자 사랑 이야기, 한 아이의 이야기이자 정은지의 이야기로 들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보에는 내가 사는 세상과 나 자신 등 우리 주변에 머물고 있는 사랑에 대해 노래한 타이틀곡 '파도(i love LOVE)'를 비롯해 사랑할 시간도 부족하니 지금 이 순간 사랑하자는 마음을 담은 '노 파이트(NO FIGHT)', 여름의 사랑이 가득 담긴 '링귀니', '하늘바라기' 속 어린아이가 성장한 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적어나간 '바람따라', 헤어지기 전 이별을 직감하는 순간을 포착한 '다시 못 만날 것 같아', 이별 후의 마음가짐을 담담히 노래한 '낭만파티', 이별 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뒤의 순간을 담은 '사랑이 지나간 자리' 등 7곡이 수록됐다.
정은지는 1번 트랙 '파도'부터 차례대로 곡의 일부를 조금씩 들려주며 작업 과정에서 생긴 일화를 공개했다. 정은지는 우선 '파도'에 대해 "처음 곡 작업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한 부분은 '내게 과연 어떤 노래가, 어떤 장르가 잘 어울릴까'였다. 대중분들은 날 '하늘바라기'로 많이 알고 계시고, 또 고음으로도 많이 좋아해 주시지 않냐. 둘 중 어떤 결로 가야 할지 고민이 됐는데, 그러다 나온 게 '파도'였다. 내가 좋아하는 감성 속에 고음을 잘 녹여보자는 생각으로 이 곡을 작업했고, 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인 '파도'가 완성됐다.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에요?'라는 말이 나올 만큼 고음이 자주 등장하는 곡이다"라고 소개했다.
'하늘바라기'의 감성을 품고 있는 곡은 또 있었다. 4번 트랙 '바람따라'가 그 주인공으로, 정은지는 "애초에 '하늘바라기'의 결로 작업해 보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만들어낸 곡이다. '하늘바라기'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그동안 성숙해진 만큼 '하늘바라기 속 어린아이가 성장한 이후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며 가사들을 써 내려갔다. '하늘바라기' 속 아이가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으니 잘 들어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각각 이신혁, 10CM와 호흡을 맞춘 '노 파이트'와 '링귀니'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의 달콤한 순간을 포착한 곡이었다. 정은지는 "'파도'로 난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줬다면, 두 곡을 통해선 연애 서사를 보여주려 했다. 보통 가장 사랑하는 순간인 연애 초반에 많이들 싸우곤 하는데, '노 파이트'는 싸울 시간 없으니 그냥 사랑이나 하자는 마음을 담은 귀여운 곡이다. 또 '링귀니'는 커플들이 자주 먹는 파스타를 주제로 완성했다. 처음에 정열 오빠(10CM)와 레게 음악을 하고 싶어 찾아갔는데, 서로 호흡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보사노바까지 얹혔다. 덕분에 마치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된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진짜 음악의 요리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앞선 곡들을 통해 사랑의 감정이 꽃 피는 순간을 노래했다면, 후반부에선 결별과 이별 후 마음가짐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곡은 마지막 트랙 '사랑이 지나간 자리'. 보통의 앨범이라면 이별을 노래하다가도 마지막 트랙에선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며 분위기 반전을 노릴 텐데, 정은지는 감정의 무게가 가장 짙은 곡으로 마침표를 장식한다.
이유를 묻자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무게가 무겁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가볍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이 있었던 자리 자체가 무거워서 못 견디겠다 싶을 정도로 훨씬 더 공허하게 끝내고 싶었다. 그런 감정을 통해 날 떠난 이 사람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느끼게 하는 장치로 쓰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정은지는 그런 면에서 '사랑이 지나간 자리'가 가사를 쓰기 가장 어려웠던 곡이었다며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어떻게 줄여야 할지 모르겠더라. 공허함을 노래하고 싶지만, 내가 갖고 있는 공허의 무게감을 쉽사리 짐작할 수 없어서 안효진 작사가님께 도움을 요청해 같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생각하는 공허의 정의를 정리하며 가사를 써 내려갔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오랜만에 내놓는 앨범인 만큼, 그 어떤 작업물보다 본인다운 이야기로 '서머, 아이'를 가득 채운 정은지. 그는 일곱 개의 트랙 중 자신의 감성을 가장 잘 나타낸 곡이 '파도'라 들려주며 "이제 막 바다에 뛰어든 게 아닌, 바닷 속을 헤엄치고 있는 사람들을 상상하며 써내려갔다. 조금 더 사랑 안에서 유영하고 있는 사람을 표현하고 싶었고, 이런 마음을 마지막 코러스 부분에 담아봤다. 주의 깊게 들어주시길 바란다"라고 귀띔했다.
'서머, 아이'를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은 분명 다사다난했다. 쉴 틈 없는 작품 촬영과 에이핑크 활동 속, 시간을 쪼개고 쪼개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작곡 작업을 진행하며 약속된 8월까지 7개의 트랙을 모두 완성해 내야 했기 때문. 바쁜 일정 속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건 어느새 당연한 일이 되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은지는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 이 역경을 넘어섰다.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상황이 불리하더라도 그저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음으로 눈앞에 펼쳐진 한 계단, 한 계단에만 집중했다고. 또 '서머, 아이'가 완성된 게 기적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은지는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이런 말을 하기엔 부끄럽지만, 이미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내가 이런 노래가 하고 싶다고 한들, 같이 호흡을 맞춰줄 사람이 없으면 못 내놓는 거 아니냐. 그런데 내가 얘기를 꺼내자마자 주변에서 물심양면 도와주고 작업 과정도 일사천리로 끝이 났다. 내가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아도 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긴 했구나 뿌듯했다. 이번 작업을 하는 내내 무척이나 행복했다. 물론 작곡과 작사를 하는 과정에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 힘듦도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조금은 성장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기쁘다"라고 '서머, 아이'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미 발매 만으로 기대치를 꽉 채운 정은지이기에 별다른 목표도 없었다. 정은지는 "내가 어릴 적 상상하고 꿈꾸던 순간들은 이미 15년간 에이핑크로 활동하며 모두 이뤘다. 지금까지도 멤버들과 함께하며 매 순간 꿈을 이루고 있는 중이다. 오늘도 이 자리를 통해 '싱어송라이터가 될 거야'라는 꿈을 실현하고 있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은지의 '서머, 아이'는 8월 11일 발매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 iMBC연예 고대현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등을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