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아시안팝 부문을 신설 계획을 재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의 CEO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14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그래미라는 조직은 모든 음악인을 위해 존재하며, 이 같은 존재 의미 안에는 어떤 목소리나 커뮤니티도 간과되거나 오해받지 않게 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주간 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많은 관계자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결과,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우리의 의도와 바람은 더욱 포용적인 시상식을 만드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아티스트들은 이 부문이 자신들이 그토록 열심히 만들어온 음악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느낀다는 것"이라면서 "나 역시 음악인이기에 그런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6년간, 레코딩 아카데미는 음악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하고,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왔다"며 "경영진과 이사회는 이런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고 우리가 기리고자 하는 음악인들이 우리의 행동을 통해 자신들이 진정으로 존중받고 있으며 자신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지난 6월 '최우수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부문은 K팝을 비롯해 J팝(일본 팝음악), C팝(중국 팝음악)을 포함한 아시안 팝 장르의 음악이 후보로 오르며,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올 3월 선보인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은 내년 2월 열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심사 대상(2025년 8월 31일부터 2026년 8월 28일까지 발표된 작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정규 5집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출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RM, 진, 지민, 슈가, 뷔, 정국, 제이홉은 지난 7월 29일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면서 보이콧의 이유로 짐작되는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근거로, 그래미의 새 부문 신설이 주요상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서 방탄소년단을 제외하려는 의도 때문이며. 방탄소년단의 '보이콧' 선언은 이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고 추측했다.
방탄소년단의 보이콧 다음날인 7월 30일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올해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어워즈 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펐지만, 음악 창작자로서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 "이는 결코 경계를 나누기 위함이 아니며, 1만 5000명의 그래미 투표자가 인정하는 대상을 확장하기 위해서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아시안 팝, 재즈, 또는 컨트리와 같은 장르 부문에 음악을 출품한다고 해서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가 포함된 제너럴 필드(본상) 부문에 출품하고 심사받을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부문들은 장르와 관계없이 자격을 갖춘 모든 음반에 열려 있다, 장르 부문에서의 수상과 제너럴 필드에서의 수상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보이콧 선언 후 그래미 관계자들은 K팝, J팝, C팝, 인도 음악 등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및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새로운 부문과 상을 신설하는 절차 자체에 대해서도 자문을 얻기 위해 전체 이사회와 시상·후보선정위원회(Awards & Nominations Committee)를 소집, 해당 음악계의 구성원 및 주요 관계자들과 논의를 준비 중이다.
eujenej@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