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때도 못해본 1위”… 베스티, 13년 만에 정상 오른 ‘연애의 조건’

연예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후 07:58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연애의 조건’으로 대중 속으로 파고들 거예요.”

2013년 10월, 당시 데뷔 3개월 차였던 걸그룹 베스티(BESTie)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두 번째 싱글 ‘연애의 조건’(Love Options)을 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이들이 내세운 목표는 음원차트 50위권 유지였다. 활동 당시에도 닿지 못했던 정상은 13년 뒤에야 찾아왔다. ‘연애의 조건’이 최근 샤잠(Shazam) 한국 차트 1위에 오르며 뒤늦은 전성기를 맞은 것이다.

베스티.
베스티.
베스티 멤버들은 26일 이데일리에 “활동 당시에도 못 해본 1위를 하게 되다니 너무 영광이고 감동의 연속”이라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드린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어 “13년 만에 많은 사람들의 영상으로 베스티 노래를 마주하니 기분이 묘하면서도 좋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연애의 조건’을 듣고 즐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애의 조건’을 2026년으로 소환한 무대는 음악방송이 아닌 숏폼이다. 틱톡에서 이 곡을 사용한 게시물이 10만 개를 넘어섰고, 인스타그램 릴스 인기 급상승 오디오 14위에도 올랐다. 과거 활동을 기억하는 팬들뿐 아니라 베스티를 처음 접하는 세대까지 영상에 곡을 사용하면서 2013년 노래가 2026년의 콘텐츠로 다시 소비되고 있다.

반응은 국경도 넘었다. 샤잠 한국 차트 정상에 오른 데 이어 베트남에서 2위를 기록했고 일본,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차트에도 진입했다. 원곡 뮤직비디오와 과거 음악방송 무대 역시 다시 주목받으며 유튜브 뮤직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10월 ‘연애의 조건’ 발매 당시 베스티 멤버들의 본지 인터뷰 기사.
2013년 10월 ‘연애의 조건’ 발매 당시 베스티 멤버들의 본지 인터뷰 기사.
13년 전 베스티는 본지에 “‘연애의 조건’은 가사와 리듬, 춤까지 따라 하기 쉬워 대중에게 좀 더 많이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겠지만, 그 ‘따라 하기 쉬운’ 매력이 13년 뒤 숏폼 시대와 맞아떨어진 점도 흥미롭다.

이 곡은 이상형의 조건을 여자들의 수다처럼 재치 있게 풀어낸 가사와 경쾌한 리듬, 귀에 쉽게 감기는 멜로디가 특징이다. 활동이 끝난 뒤에도 K팝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으로 꾸준히 회자되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무엇보다 2013년과 2026년의 대비가 이번 역주행을 특별하게 만든다. 당시 베스티는 아이유, 샤이니, 티아라 등 쟁쟁한 가수들이 몰린 가요계에서 “차트 50위권 내에서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밝혔다. 13년 뒤 이 노래는 알고리즘과 숏폼이라는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무대를 만나 차트 정상까지 올라섰다.

발매 첫 주의 성적이 노래의 운명을 결정하던 공식도 옛말이 됐다. 한때 활동을 마친 곡도 유튜브와 틱톡, 릴스를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발견되면 다시 현재의 음악이 될 수 있다.

“대중 속으로 파고들겠다”던 네 멤버의 바람은 예상보다 긴 시간을 돌아 현실이 됐다. 활동 당시에도 닿지 못했던 정상에 오른 ‘연애의 조건’의 역주행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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