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개봉한 영화 '경주기행'(감독 김미조)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황현정)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복수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이다. 이연은 극 중 가족 복수 계획에서 몸 쓰는 일을 전담하는 셋째 딸 동주 역을 맡아 극의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실제로는 외동딸인 이연에게 네 자매 중 셋째라는 위치와 가족 간의 미묘한 감정선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연은 "외동의 삶을 즐겨서 자매에 대한 로망이 없었지만, 누나가 있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며 캐릭터를 이해해 나갔다"라며 "믿음직한 첫째 장주(공효진), 똑 부러진 둘째 영주(박소담), 귀여운 막내 경주 사이에서 어떻게든 사랑받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인물로 해석했다"라고 전했다.
김미조 감독의 "거침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주문에 이연은 캐릭터 구축에 깊은 공을 들였다. 셋째로서 느끼는 소외감과 동생의 사고에 대한 죄책감이 동주의 거친 행동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라고 본 것. 이연은 "액션 한 번에 사랑을 한 번씩 얻는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굽은 어깨와 언제든 튀어나갈 듯한 걸음걸이로 동주를 표현했다"라고 밝혔다.
프로레슬러 출신이라는 설정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한 물리적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캐릭터의 체격을 갖추고 프로레슬링 기술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10kg을 증량했다. 이연은 "근육으로만 살을 채우면 때리는 소리가 잘 안 난다. 맛있는 것을 많이 먹으며 행복하게 증량했지만, 차기작 '21세기 대군부인' 촬영을 위해 다시 살을 뺄 때는 정말 힘들었다"라며 웃어 보였다.
현장에서는 선배 배우들과 진짜 가족 같은 호흡을 자랑했다. 엄마 옥실 역의 이정은을 비롯해 공효진, 박소담 등과 경주에서 함께 지내며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이연은 "선배들이 후배를 배려해 주셔서 제가 먼저 다가가 대화를 건넸고, 맛집 예약 등을 담당하며 '똘똘한 막내'로 사랑받았다"라며 "이정은 선배는 이제 '엄마'라고 부르는 게 더 편할 정도로 다정하게 챙겨주셨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소년심판'의 소년범, '약한영웅 Class 1'의 비행 청소년, '길복순'의 킬러 등 강렬하고 센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 온 이연은 이미지 고착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좋은 시나리오 안에서 성장을 가져다준다면 센 캐릭터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라며 "하기 싫은 작품을 억지로 해본 적이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이연만의 결이 생긴 것 같다"라고 확신을 드러냈다.
이어 보여주고 싶은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해서는 "액션이 들어간 사랑 말고, 관객들과 다 같이 시원하게 펑펑 울 수 있는 짙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배우 이연의 유쾌하고도 강렬한 변신은 영화 '경주기행'을 통해 전국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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