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그레이’, 97분 꽉 채운 액션 퍼레이드[봤어영]

연예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후 10:58

‘봤어영’은 화제의 영화를 직접 보고, 솔직한 감상과 관람 포인트를 전하는 리뷰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시원하게 달리고, 화끈하게 터뜨린다. 10억 달러를 되찾기 위한 한탕에 속도감 넘치는 액션과 배우들의 팀플레이를 꽉 채웠다. 모처럼 가볍고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케이퍼 무비가 나왔다.

영화 '인 더 그레이'의 한 장면.(사진=스튜디오 초이스)
영화 '인 더 그레이'의 한 장면.(사진=스튜디오 초이스)
‘인 더 그레이’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10억 달러 회수에 나선 이들의 팀플레이를 그린다. 악질 채무 청산을 전담하는 변호사 레이첼(에이사 곤잘레스)은 투자가 보비(로자먼드 파이크)에게 부패한 거물 매니에게서 받지 못한 돈을 되찾아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전직 특수부대 요원 시드(헨리 카빌)와 브롱코(제이크 질렌할)를 끌어들이면서 거대한 판이 벌어진다.

스토리는 심플하다. ‘10억 달러를 되찾는다’는 목적지를 정한 뒤 곁길로 새지 않는다. 초반에는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상대를 공략할 방법을 찾는 과정을 빠르게 보여주고,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액션에 힘을 싣는다. 복잡한 반전을 거듭하거나 이야기를 꼬기보다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케이퍼 무비 본연의 재미에 집중한다.

영화 '인 더 그레이'의 한 장면.(사진=스튜디오 초이스)
영화 '인 더 그레이'의 한 장면.(사진=스튜디오 초이스)
액션은 기대 이상이다. 좁고 굽은 도로에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엉켜 질주하고, 거친 흙길을 달리는 오프로드 추격전에는 총탄과 폭발이 따라붙는다. 지뢰와 차량 타이어를 터뜨리는 스팅어, 집라인까지 작전에 동원되고 탈출 수단도 오토바이에서 자이로콥터, 구급차까지 계속 바뀐다.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근거리 총격전부터 탁 트인 공간을 가로지르는 추격전까지 규모와 형태도 다양하다.

특히 후반부는 ‘액션 퍼레이드’라 할 만하다. 앞서 준비한 함정과 탈출로가 실제 작전에 하나씩 쓰이면서 추격과 총격, 폭발이 연달아 터진다. 한 종류의 액션을 반복하기보다 장소와 탈것, 무기를 계속 바꿔가며 볼거리를 쌓는다. 빠른 편집과 명확한 동선 덕에 액션이 한꺼번에 몰아쳐도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 '인 더 그레이'의 한 장면.(사진=스튜디오 초이스)
영화 '인 더 그레이'의 한 장면.(사진=스튜디오 초이스)
배우들의 역할도 명확하다. 헨리 카빌은 묵직한 힘으로 밀어붙이고, 제이크 질렌할은 빠른 판단과 두뇌 플레이로 움직인다. 에이사 곤잘레스는 작전을 설계하고 대범하게 판을 이끈다. 카빌의 힘, 질렌할의 영리함, 곤잘레스의 대범함이 맞물리며 팀플레이의 재미를 살린다. 로자먼드 파이크 역시 특유의 서늘한 존재감으로 무게를 더한다.

‘셜록 홈즈’, ‘맨 프롬 UNCLE’, ‘젠틀맨’, ‘캐시트럭’ 등으로 범죄 액션에 강점을 보여온 가이 리치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이 잘하는 장르에서 솜씨를 발휘한다. 빠른 전개와 스타일리시한 액션, 능청스러운 유머에 스타 배우들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녹였다. 새로운 문법을 내세우기보다 익숙한 장르의 재미를 능숙하게 끌어올리는 노련함이 돋보인다. 무더위 끝자락, 복잡한 생각 없이 시원한 쾌감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가이 리치 감독 연출. 러닝타임 97분. 9월 2일 개봉. 쿠키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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