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사인' 받으려 줄 선 외신들…24년 만에 베니스서 터진 환호

연예

이데일리,

2026년 9월 06일, 오후 10:2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6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제83회 베니스영화제 '가능한 사랑'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창동 감독 앞으로 몰려든 외신 기자들의 모습.(사진=베니스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화면)
6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제83회 베니스영화제 '가능한 사랑'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창동 감독 앞으로 몰려든 외신 기자들의 모습.(사진=베니스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화면)
이창동 감독이 6일 오후 12시 40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가능한 사랑’ 공식 기자회견에서 해외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이 감독과 배우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취재진이 앞다퉈 무대 앞으로 몰려가 이 감독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24년 만에 베니스영화제를 찾은 이창동 감독과 신작 ‘가능한 사랑’을 향한 해외 취재진의 관심을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2008)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영화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이날 공식 기자회견과 함께 전 세계 영화계에 첫 선을 보인다.

이 감독이 베니스영화제를 찾은 것은 24년 만이다. 그는 ‘오아시스’(2002)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은사자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에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경쟁에 나선다.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에 다시 베니스 경쟁부문에 초청된 만큼, 이번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와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분),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과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 분) 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창동 감독(사진=베니스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화면)
이창동 감독(사진=베니스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 캡쳐화면)
이 감독은 ‘가능한 사랑’의 집필 과정에 대해 “‘버닝’ 이후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8년 동안 우리의 삶 자체가 급격하게 변화해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비롯해 사회 전반의 변화와 인간관계의 변화를 언급하며 “이런 시대에 영화라는 것이 어떤 힘을 갖고 있는지, 여전히 영화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줄 수 있는 것인지 본질적으로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오정미 작가와 어떤 영화를 만들 수 있는지 깊이 이야기했다”며 “‘가능한 사랑’에는 영화에 대한 고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근본적으로 변화해가는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의 고민과 질문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한 외신 기자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언론계 역시 많은 변화가 있고 죽어가는 산업이라고도 생각된다”며 이 시대 스토리텔러로서의 역할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이 감독은 배우 조여정이 연기한 다큐멘터리 감독 캐릭터를 언급했다.

이 감독은 “작품에는 예지가 영화를 만드는 자세, 태도가 나온다. 누군가의 삶을 영화로 찍을 때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는지, 그들과 나의 관계가 어때야 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캐릭터”라며 “아마도 예지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인 나의 정체성, 나의 마음과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사랑' 포스터(사진=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이 감독에게 타인의 삶을 이야기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질문이기도 하다. 그는 “제가 작가로 소설을 쓰던 젊을 때부터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며 “내가 다루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고통. 그들이 노동자이든 소수자이든 민주주의를 싸우는 학생들의 이야기이든 그런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얼마나 그들의 가까이에 있는지, 얼마나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는지 질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사랑’을 ‘모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점점 우리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지 않나? 죽어가고 있지 않나?‘라는 자문을 할 수도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 일의 의미가 점점 잃어가고 있는 이 시대 모든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의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가능한 사랑‘에 담은 의미와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이런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고 어떻게 자아와 정체성을 찾아가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을 영화에 담고 싶었고 관객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의 음악은 정재일 음악감독이 맡았다. 이 감독은 “음악이란 영화 바깥에서 감정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온전히 영화 속에서 음악성을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내용상의 템포와 리듬이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이 영화 속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을 절제된 음악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재일 음악감독과 이 점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했고 이해했고 공유했다”며 “음악을 최대한 절제하되 그 음악이 영화의 구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전달하고자 하는 보이지 않는 정서를 전달할 수 있도록 그런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