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 포스터(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오디세이' 스틸(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오디세이’는 지난 6일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천만 영화인 ‘왕과 사는 남자’(1692만)가 개봉 31일째 천만 고지를 밟은 것보다 이틀 늦다.
천만 이후 흐름은 더 큰 차이를 보인다. ‘왕과 사는 남자’는 천만 돌파 이틀 뒤 1100만 명을 넘어섰다. 당시 하루에만 75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 속도가 오히려 빨라졌고, 개봉 33일째 이미 누적 1117만 명을 기록했다.
반면 ‘오디세이’는 천만 돌파 이틀 뒤 누적 1019만 명으로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두 작품의 천만 돌파 시점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왕과 사는 남자’는 금요일 천만을 넘어 곧바로 주말 특수를 누린 반면, ‘오디세이’는 일요일 천만을 돌파한 뒤 평일에 접어들었다.
흥행의 형태도 다르다.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이후에도 가파른 속도로 흥행 규모를 키웠다면, ‘오디세이’는 개봉 6주차까지 일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하는 ‘롱런형’에 가깝다. 지난달 말에도 개봉 4주차 주말에만 105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외화 최초로 4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오디세이’는 역대 35번째 천만 영화이자 외화 가운데 10번째 천만 작품이다. 팬데믹 이후 외화로는 2022년 ‘아바타: 물의 길’ 이후 4년 만에 천만 고지를 밟았다. 놀란 감독의 전작 ‘인터스텔라’가 천만 관객에 도달하는 데 50일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17일 빠르다.
이제 관심은 최종 관객 수로 옮겨간다. ‘오디세이’의 다음 목표는 ‘기생충’(1031만), ‘겨울왕국’(1032만명), ‘인터스텔라’(1038만)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놀란 감독의 전작을 넘어 역대 외화 흥행 순위를 한 단계씩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영화 '오디세이' 스틸(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오디세이’는 개봉 6주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이례적인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에 관객을 집중적으로 끌어모은 뒤 급격히 관객이 빠지는 전형적인 대작 영화의 흥행 공식과 달리, 개봉 이후 꾸준히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흥행 수명을 길게 가져가고 있다.
‘오디세이’의 장기 흥행 배경으로는 단연 ‘극장 체험’이 꼽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집에서도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에, 굳이 극장을 찾을 만한 이유를 영화 자체가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거대한 스케일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실사 촬영을 중시해왔다. ‘오디세이’는 실사 촬영과 세계 각지를 오가는 로케이션을 통해 광활한 풍경과 전투 장면, 압도적인 규모를 관객들이 대형 스크린에서 경험하도록 했다.
특히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 분량을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촬영해 스크린 미학을 극대화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아이맥스뿐만 아니라 4D, 돌비 시네마 등 특수관 관람 열풍이 전체 흥행을 견인했다. 7일 기준 아이맥스 관객 수만 115만 명(11.4%)을 돌파했으며, 4D(3.4%)와 돌비 시네마(2.8%)를 더한 특수관 이용 관객 비중은 약 18%에 달한다.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극장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체험형 콘텐츠’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세대를 관통하는 고전 서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점도 흥행을 견인했다. 고대 그리스 신화 ‘오디세이아’를 기반으로 한 영웅 서사에 놀란 감독 특유의 스케일과 연출을 더해 중장년층부터 MZ세대까지 전 세대 관객을 동시에 흡수하는 데 성공했다. 특정 세대나 팬덤에만 의존하는 프랜차이즈 영화와 달리 세대 간 공통분모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오디세이’의 천만 관객 돌파는 극장 산업에도 중요한 신호”라며 “OTT 시대에 관객이 다시 극장을 찾는 계기를 마련하고, 영화는 역시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디세이’는 대형 스크린과 특수관 등 극장만의 강점을 극대화해 관객에게 극장 관람의 가치를 설득한 사례”라며 “결국 관객을 극장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있는 좋은 작품이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