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아닌 현실" AI와 연애할 수 있을까…'기이안 연애' 던진 질문 [N초점]

연예

뉴스1,

2026년 September 13일, AM 08:20

SBS '기이안 연애'

영화 '그녀'(2014)는 AI(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사랑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 당시만 해도 판타지에 가까웠던 이 영화는 AI 혁명이 인류의 삶을 초고속으로 뒤바꾸고 있는 현재, 현실에 더욱 가까운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지금, 과연 '사랑'까지 가능한 것일까. 국내 최초 AI 연애 서바이벌 프로그램 SBS '기이안 연애'는 이 질문을 예능적으로 풀어냈다.

지난 8월 20일 처음 방송된 '기이안 연애'는 인간 대표 출연자들이 AI 파트너와 직접 데이트하며 겪는 감정의 변화를 관찰한다. 기안84, 장도연, 이유비 등이 AI 파트너와 데이트를 하고 일상을 보내며 설렘과 호감, 질투, 혼란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기존 '연애 프로그램(연프)'의 공식을 그대로 결합해, '메기'(중도 투입) AI가 등장하는가 하면 서로를 선택하고 더블데이트를 즐기는 장면도 펼쳐진다.

이들이 단순한 AI 체험을 넘어 AI 파트너와 깊이 교감하는 모습은 흥미를 자아낸다. 기안84는 AI 파트너와 대화를 주고받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황당해하다가도, 파트너를 선택하고 선택받는 상황에 이내 깊이 몰입한다. 만남이 반복될수록 서로에 대한 정보가 쌓이고 자연스럽게 더 깊은 대화가 오고 간다. 기안84의 모습을 지켜보던 장도연, 이준, 강남은 "저 형 진심이네", "영화 '허'(그녀)가 여기 있었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말 그대로 기안84의 기이한 '기이안 연애'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감정을 이끌어내는 AI와의 만남이지만, 현실적인 한계와 '현타(현실 타격)'의 순간도 찾아온다. 항상 태블릿 PC를 충전해야 하고, 지하에서는 통신이 끊기지 않을까 신경 써야 한다. 함께 밥을 먹거나 잔을 부딪칠 수 없는 한계 속에서 "네가 현실에 존재했으면 좋겠다"라는 기안84의 말처럼, 교감 속에 커진 감정은 오히려 더 큰 공허함과 아쉬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SBS '기이안 연애'

그 모든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질문을 던진다. 정말 AI에 감정이 생길 수 있을지, AI를 '사용'하는 것인지 '교감'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감정 교류에서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 나아가 태블릿 PC 화면 속에 존재하던 AI 파트너가 한층 발전한 기술과 결합해 향후 어떤 형태로 등장할지, '기이안 연애'는 끝없는 질문을 남긴다.

'기이안 연애'를 연출한 원승재 PD는 최근 뉴스1에 자신 역시 끝없는 질문과 의심 속에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원 PD는 "시청자분들의 낯설어하는 반응도 잘 알고 있다, 저 또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진짜 이런 세상이 올까?' 의심하고는 했다"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AI와의 감정교류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기도 하다, 아직은 보편화된 것이 아닌 AI와의 사랑이 정말 가능할지 가능성을 보고자 시작한 프로그램이었고, 최종적으로 보고자 하는 내용도 시청자분들께 그 가능성을 역으로 여쭤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원 PD는 "앞으로 남은 방송을 통해 세 명의 출연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이 등장한다, (AI 파트너를) 기계로만 봤던 첫 만남에서 자신의 결혼관, 가족사 등 속이야기를 꺼내는 것까지 발전이 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각자의 AI 파트너에게 위로 받는 세 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실험의 목적과 별개로 '각자 위로받는 방식은 다르다'는 내용이 시청자분들의 마음에도 울림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또한 '기이안 연애'는 AI를 단순 재연 요소나 기술적 도구로 활용하던 기존 사례에서 나아가 본격적인 콘텐츠 소재로 삼은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I가 사회적 화두가 된 현재, 이러한 시도가 콘텐츠 트렌드를 어떻게 바꿀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원 PD는 이 질문에 "예능은 우리의 일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어떻게 사는지 보는 관찰 프로그램, 무엇을 먹는지 보는 '먹방', 누굴 만나는지 보는 '연프' 등 모든 것이 보통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다"라면서 "AI는 아직 그저 신기한 소재였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AI가 본격적으로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한다, 그때는 더 이상 신기한 소재가 아닌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예능계에서는 AI는 하나의 장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총 6회로 제작된 '기이안 연애'는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두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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