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중심M] '천재' 전소연, 섣부른 삿대질도 결국 박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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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September 15일, PM 04:59

3분 남짓한 음악 안에 저마다의 삶이 모였다.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도, 다시 출근하는 이도 사연을 포개며 한 줌의 위로를 얻는다. 전소연의 '퇴사할게여'가 만든 음악의 선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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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연이 최근 첫 솔로 정규앨범 '끝내주는 인생'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퇴사할게여 (Narr. 기안84)'는 직장인의 애환과 퇴사를 소재로 한 밴드 사운드의 곡이다. 이번에도 전소연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시작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완곡 공개 전 "퇴사할게여"를 반복하는 후렴구 일부가 공개되자 2005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곡 익스의 '잘 부탁드립니다'가 떠오른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말하듯 노래하는 창법과 밴드 사운드가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도 제기됐다.

섣부른 삿대질이었다. 전소연은 이미 익스 측에 연락해 '잘 부탁드립니다' 특유의 말투를 오마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고 사전 허락을 받았다.

이를 잠재운 방식도 전소연다웠다. 구구절절한 해명 대신 정공법을 택했다. '잘 부탁드립니다'를 부른 익스 이상미와 '퇴사할게여' 챌린지에 나섰다. 원곡 가수를 직접 등장시켜 논란의 전제를 뒤집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뜻밖의 서사도 만들었다. 2005년 '잘 부탁드립니다'를 외치던 취준생이 20여 년 뒤 '퇴사할게여'를 부르는 모양새다. 힘겹게 취업한 청춘이 직장인이 돼 마침내 회사를 떠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두 곡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보는 이들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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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완곡이 공개됐다. 짧게 들었을 때 '잘 부탁드립니다'를 떠올리게 했던 노래는 3분 남짓한 이야기가 펼쳐지자 전혀 다른 얼굴을 내비쳤다.

제목은 '퇴사할게여'지만 무작정 회사를 때려치우라는 노래가 아니다. 한 번쯤 품어봤을 사직서를 대신 꺼내며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외쳐준다.

결국 노래가 향하는 곳도 '퇴사'가 아닌 '삶'이다.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인정하고, 후회하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가라고 등을 떠민다. 전소연 역시 안정적인 미래에 현재의 행복을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하나둘 공감이 모였다.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퇴사를 결심한 20대 사회초년생은 용기를 얻었다. 40대 직장인은 가족 때문에 퇴사할 수 없는 현실에서 대리만족을 느꼈고, 50대 청취자는 직장 화장실에서 울던 가엾은 청춘 시절을 떠올렸다. 사회에 나갈 자녀에게 조금 더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퇴사와 정반대의 상황에도 노래는 닿았다. 오랜 구직에 지친 이는 위안을 얻었고, 직장 내 괴롭힘 끝에 이직한 이에게는 새 출발의 응원가가 됐다.

출근길에 '퇴사할게여'를 듣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오늘도 회사로 향하지만 노래를 듣는 동안은 마음속 사직서를 대신 내민다. 누군가는 해방감을 얻고, 누군가는 자신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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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삿대질은 그렇게 박수로 바뀌었다. 숫자도 따라왔다. '퇴사할게여'는 멜론 TOP100 진입 후 순위를 끌어올려 지난 14일 오전 13위까지 치솟았다. 유튜브 국내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와 쇼츠 인기곡 1위도 기록했다. 아이들 공식 유튜브 채널의 뮤직비디오는 일주일 만에 조회수 1269만 회를 넘겼다.

음악에도 이유가 있다. 2000년대 대학가요제를 연상시키는 밴드 사운드에 한국어 가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사가 또렷하고 브릿지와 간주까지 갖춘 긴 호흡의 구성이다. 음악방송 무대도 한 편의 뮤지컬 같다는 호평을 얻었다.

전소연은 익숙한 정서를 자신의 방식으로 꺼내놨다. '퇴사'라는 자극적인 단어로 문을 열었지만 그 안을 채운 건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후회해도 괜찮다는 낭만을 얹었고, 사람들은 각자의 삶으로 답했다.

음악은 결국 공감이다. 만든 이의 이야기가 듣는 이의 것이 되고, 다시 누군가의 사연으로 번진다. 비슷하다며 삿대질하던 손마저 이제 박수를 보낸다. 전소연이 '천재'라는 말을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iMBC연예 DB | 사진출처 큐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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