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레지던트 이블’이 새롭게 돌아왔다. 이름만 빌린 리부트가 아니다. 게임이 줬던 공포와 긴장,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본능적인 몰입감을 스크린 위에 제대로 옮겼다. 놀랄 새도 없이 다음 위기가 닥치고, 한 고비를 넘기면 더 센 공포가 기다린다. 긴장과 쾌감을 쉴 새 없이 밀어붙이는 ‘도파민 폭발 호러버스터’의 탄생이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쉽고 빠르다는 점이다. 복잡한 설명이나 과도한 인물 관계를 걷어내고 브라이언이 살아남는 과정에만 집중한다. 하나의 위기를 넘기면 새로운 공간과 적이 등장하고, 무기도 권총에서 산탄총, 기관단총으로 진화한다. 마치 게임 속 퀘스트를 하나씩 깨며 레벨업하는 듯한 쾌감이 있다. 도로와 헛간, 농가, 폐터널, 캠핑카, 뒷골목, 하수구 등 공간도 7~8분 간격으로 빠르게 바뀐다. 한 공간에 익숙해질 만하면 다음 스테이지가 열리고, 공포의 강도까지 덩달아 올라간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 포스터.(사진=소니 픽쳐스)
공포의 강도와 완급 조절도 탁월하다. 점프 스케어라는 호러의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하지 않는다. 한 차례 크게 놀라게 한 뒤 유머로 긴장을 풀어놓고, 방심한 순간 다시 공포를 들이민다. 웃다가 놀라고, 놀란 뒤 다시 웃게 만드는 리듬이 이어지면서 공포의 진폭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오스틴 에이브람스의 캐스팅도 탁월했다. 브라이언은 영웅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인물이다. 겁도 많고 허둥대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 친다. 그 어설픔과 절박함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관객이 브라이언을 바라보기보다 브라이언과 함께 도망치는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의 한 장면.(사진=소니 픽쳐스)
결국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이 되살린 건 게임의 이야기가 아니라 ‘플레이하는 재미’다. 한 장면을 넘기면 또 다른 공포가 기다리고, 영화는 끝까지 관객을 다음 스테이지로 끌고 간다. 새롭게 돌아온 ‘레지던트 이블’의 출발로 부족함이 없다. 잭 크레거 감독 연출. 러닝타임 94분. 9월 17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