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열린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는 총 7만 3792명이 다녀갔다. 팬데믹 이후 역대 최다 관람객 수다. 51개국 189편의 영화가 165회 상영됐고, 영화 상영 좌석점유율은 73%를 기록했다. 개막식과 폐막식도 모두 매진됐다. 국내외 초청 게스트는 247명으로 지난해 88명보다 약 2.8배 늘었다.
장 감독은 “작년에는 영화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올해는 외연 확장에 무게를 뒀다”며 “많은 관객과 방문객이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제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장 감독은 당시 “단순히 작품의 숫자를 늘리는 대신 완성도 높은 영화를 엄선하고, 영화적 완성도를 갖춘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함께 소개해 ‘영화를 보러 왔다가 음악까지 즐기는’ 선순환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관객과 영화인의 접점을 크게 늘렸다는 점이다. 영화 상영과 연계한 관객과의 대화(GV)와 ‘톡투유’, ‘관객워크숍, 영화의 일생’, ‘쇼케이스’, ‘히든트랙’, ‘뮤직스케이프’ 등 프로그램 이벤트는 지난해 50회에서 올해 82회로 증가했다.
장 감독의 ‘연예계 마당발’ 면모도 영화제 곳곳에서 드러났다. 박찬욱 감독은 조영욱 음악감독과 함께 관객 앞에서 처음으로 영화음악을 주제로 공개 대화를 나눴다. 같은 날 봉준호 감독은 자신이 인생 영화로 꼽은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집시의 시간’을 관객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손석희, 김은희, 정서경, 류성희, 권일용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도 관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장 감독은 “다른 영화제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들”이라며 제천영화제만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분장 30년 공력의 송종희 분장감독 특별전과 ‘설국열차’, ‘서울의 봄’, ‘올드보이’ 등 한국영화 미공개 스틸 사진전도 마련됐다. 그는 “초상권 동의까지 하나하나 받느라 힘들었다”면서도 “그만큼 공을 들여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체험형 영화제’ 전략은 관객 증가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관객 프로그램 ‘OST페어’에는 올해 1만 848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4879명보다 122.3% 늘어난 수치다. 영화·음악 관련 굿즈와 전시, 토크, 쇼케이스 등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면서 단순히 영화를 보고 떠나는 영화제에서 관객이 머무는 영화제로 영역을 넓혔다.
장항준 감독(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장 감독은 “기존에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함께했던 기술 업체가 ‘제천문화극장’이라는 이름으로 임시 운영을 시작했고, 올해는 3층 공간까지 늘려 총 7개 관을 활용하게 됐다”며 “영화제를 계기로 시민들에게 극장을 다시 되돌려주었다는 점이 매우 뿌듯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화제를 준비하며 그가 내세웠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단순하다. ‘아무 사고 없이 모두가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미래의 영화인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제, ‘뷔페’처럼 골라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6일간의 영화제가 끝난 뒤 나온 결과는 장 감독의 구상이 어느 정도 현실이 됐음을 보여준다. 영화와 공연, 전시와 토크를 제천 도심 곳곳으로 확장하며 총 7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고,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개막식도 97만 5000회의 시청을 기록했다. ‘보는 영화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영화도 음악도 ‘직접 경험하는 영화제’를 만들겠다는 장 감독의 고군분투에 관객이 다시 응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