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인데 원작을 잊었다?…한소희·최민식의 ‘인턴’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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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8일, PM 03:46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유명 원작을 다시 선보이는데, 주연 배우들은 오히려 원작에서 한발 물러섰다. 한국판 ‘인턴’의 한소희와 최민식은 각각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니로를 참고하기보다 ‘잊는 쪽’을 택했다. 이미 완성된 이미지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다.

영화 '인턴' 원작(왼쪽)과 한국판 리메이크 '인턴' 포스터.(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인턴' 원작(왼쪽)과 한국판 리메이크 '인턴' 포스터.(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지난 16일 개봉한 한국판 ‘인턴’은 시작부터 비교를 피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원작은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호흡으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캐릭터와 장면이 관객 기억에 워낙 선명하게 남아 있어, 리메이크 배우들에게는 원작의 유명세 자체가 가장 큰 숙제였다.

김도영 감독은 이 부담을 ‘한국화’로 풀었다. 약 5년 동안 여러 차례 각색을 거친 대본을 넘겨받은 뒤 원작의 큰 줄기는 유지하되 디테일과 클라이맥스, 엔딩을 다시 정비했다. 익숙한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는 대신 한국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서와 관계를 다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소희는 더 과감했다. 앤 해서웨이의 연기를 자꾸 의식하면 결국 비슷한 톤을 따라가게 될 수 있다고 보고, 원작을 의도적으로 머릿속에서 지우려 했다. ‘앤 해서웨이처럼 보이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선우라는 인물을 얼마나 자기 식으로 보여주느냐에 집중한 셈이다.

최민식도 로버트 드니로의 흔적을 좇지 않았다. 원작 속 세련된 노신사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한국적인 아저씨의 정서와 생활감을 살리는 쪽을 택했다. 멋진 수트를 입은 ‘한국판 벤’을 흉내 내기보다, 한국 사회에서 실제로 볼 법한 어른의 온도를 담는 데 무게를 뒀다.

유명작 리메이크가 주는 압박은 만만치 않았다. 최민식은 끊임없이 원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두고 “다시는 안 할 것”이라고 농담 섞인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다만 출연을 결정한 뒤에는 비교를 피하려 하기보다 “우리 것을 보여주자”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했다고 한다.

한소희, 최민식의 남다른 접근법이 통한 걸까.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턴’은 개봉 이후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인턴’은 18일 기준 CGV골든에그지수 94%를 기록 중이다. 관객들 대다수가 “한국식으로 잘 리메이크한 영화”라는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한국판 ‘인턴’의 재미는 원작을 얼마나 닮았느냐보다 얼마나 다르게 풀어냈느냐에 있다. 원작 팬들의 기억이 또렷한 작품일수록 비교는 피할 수 없지만, 배우들은 그 비교를 피해 숨기보다 아예 다른 결의 인물을 꺼내 들었다. 리메이크인데 원작을 잊으려 한 이들의 역설이, 한국판 ‘인턴’의 가장 흥미로운 비하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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