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다시 펼친 19금 '스캔들'…손예진·지창욱·나나, 새 도전 [OTT 화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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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6년 September 20일, AM 07:30

넷플릭스 '스캔들' 포스터

23년 만에 다시 펼쳐진 19금 '스캔들'에서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스타들의 과감한 변신이 흥미를 자아내지만, 높은 기대감 탓일까. 곳곳에서 아쉬움도 묻어난다.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회차 공개된 8부작 시리즈 '스캔들'(극본 이승영·안혜송/연출 정지우)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씨부인과 조원은 서로의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다. 어린 시절부터 서로를 알아보고 마음을 품었지만, 조씨부인의 혼인으로 인해 두 사람은 멀어지고 만다. 세월이 흘러 조씨부인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이 된 조원이 재회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는 비뚤어진 욕망이 더해진다. 조씨부인은 조원에게 과부가 된 희연의 마음을 얻는다면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는 내기를 제안한다. 실의에 빠진 희연은 자신에게 다가온 조원을 잔뜩 경계하지만, 어느덧 마음이 흔들리고 만다. 욕망에서 시작된 내기는 결국 세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스캔들'은 1782년 발표된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배용준, 전도연, 이미숙 주연의 2003년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감독 이재용)가 같은 원작을 조선시대로 옮겨와 파격적인 이야기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주목받았다. 드라마 '스캔들'은 이 영화를 23년 만에 시리즈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8부작의 긴 호흡을 활용해 인물들의 욕망과 감정을 한층 깊숙이 들여다본다.

넷플릭스 '스캔들'

'스캔들'은 조씨부인과 조원, 희연이 각자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를 천천히 따라간다. 조씨부인과 희연의 관계에도 무게를 싣고, 시대의 금기 속에서 자신의 욕망과 삶을 마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한층 입체적으로 펼쳐낸다. 조씨부인과 조원의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관계, 사랑이라는 감정에 흔들리는 조원과 희연의 변화까지 인물들이 서로를 탐색하고 마음을 주고받는 과정도 보다 깊이 있게 담아냈다.

문제는 인물들이 주고받는 심리전과 긴장감이 8부 내내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강렬한 사건이나 이야기의 새로운 변곡점은 많지 않고, 인물들의 미묘한 시선과 서신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에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이야기가 늘어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궁금증만으로 끝까지 시선을 붙잡아두기에는 흡인력이 다소 떨어진다.

인물들의 감정을 촘촘하게 따라가는 작품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차지하는 몫이 크다. '금기'를 넘어선 이야기를 담은 '스캔들'의 캐스팅 역시 신선하다. 손예진은 오랜만에 사극으로 돌아와 조씨부인을 연기했다. 시대의 벽에 가로막힌 상황에서 느끼는 씁쓸함과 답답함, 내기의 판을 주도할 때의 냉철함, 꼭꼭 눌러온 감정을 드러낼 때의 미묘한 표정까지 조씨부인을 한층 입체적인 인물로 완성했다. 지창욱은 한양 최고의 연애꾼 조원으로 분했다. 능청스러운 매력으로 시작해 내면의 불안과 예상하지 못한 깊은 감정에 속절없이 빠져드는 인물의 변화를 그려냈다.

넷플릭스 '스캔들'

나나는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해 영화 '스캔들'에서 전도연이 맡았던 인물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냈다. 그간 강렬한 카리스마와 특유의 시크한 매력을 앞세운 캐릭터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그는 이번에는 사랑과 욕망 앞에서 흔들리며 변화하는 희연을 연기했다.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에서 과감한 연기 변신까지 시도하며 이전과 다른 얼굴을 보여주려 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 된 작품이다.

다만 나나의 화려한 비주얼과 시크하고 도회적인 분위기, 희연이라는 인물 사이에는 거리감이 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도전은 분명하지만, 그 변신이 인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는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그럼에도 '스캔들'이 가진 무기는 명확하다. '위험한 관계'의 이야기에 한국적인 배경과 서사를 덧붙였고, 손예진과 지창욱, 나나라는 익숙한 얼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세계 시청자들과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은 2003년 영화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다. 익숙한 고전의 서사와 한국 전통문화의 멋을 담은 화려한 K-사극의 조화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관심사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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