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송된 KBS 2TV 토일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연출 황승기, 이가람/극본 유수지/제작 유니켐) 3회에서 결혼을 약속한 뒤 사라진 설렘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이미도(안은진 분)를 연기했다.
이날 방송은 남궁호(서강준 분)의 청혼 앞에서 터져 나온 이미도의 딸꾹질로 문을 열었다. 감격도 눈물도 아닌 예상 밖의 반응을 통해 안은진은 이미도가 여전히 확신에 닿지 못했다는 사실을 대사 한 줄 없이 전달했다.
이어 가족들 앞에서 결혼 소식을 전하는 장면에서는 이미도가 품은 감정의 결이 드러났다. 자식 셋보다 남궁호가 낫다는 엄마 마숙희(김미경 분)의 말에 이미도는 자신이 먼저 죽으면 건물을 남궁호에게 주라는 말로 응수했다. 안은진은 이 대사를 농담처럼 툭 던지면서도 그 안에 담긴 진심을 은근하게 밀어 넣으며, 이미도에게 남궁호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자연스럽게 전했다.
설렘이 사라진 자리는 연애만이 아니었다. 시나리오 창 앞에서 멈춘 커서를 한참 바라보다 노트북을 덮어버리는 이미도를 안은진은 과장 없이 담담하게 그려냈고, 사랑도 꿈도 식어버린 사람의 무기력은 그대로 시청자의 공감으로 번졌다.
그래서 다시 설레고 싶다고 말하는 이미도의 얼굴은 더 절실했다. 애원하듯 건네는 말속에는 관계를 되돌리고 싶은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하지만 분위기를 잡을 때마다 걸려 오는 회사 전화, 키스 도중 구역질로 실려 간 응급실, 병원 콘셉트 모텔 사진 한 장으로 번질 뻔한 말다툼까지, 안은진은 애쓸수록 어긋나는 관계의 온도를 코믹과 씁쓸함을 오가며 설득력 있게 채워 넣었다.
3회의 백미는 옥탑방 사고 신이었다. 옥탑방을 정리하던 중 책장에 깔린 채 머리 위로 떨어질 듯 흔들리는 전등을 바라보면서도 이미도는 한태승(이주안 분)이 내민 합의서를 끝내 거부했다. 그러나 한태승이 남궁호를 입에 올리는 순간 단번에 무너졌고, 자신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하고 사는 사람이니 차라리 자신이 먼저 죽는 편이 낫다는 말과 함께 눈물이 쏟아졌다. 안은진은 이 짧은 장면 안에 죽음 앞의 공포와 오래 눌러온 죄책감, 지독한 애정을 한꺼번에 담아내며 이미도라는 인물의 밑바닥을 드러냈다.
낯선 감정은 그 직후부터 스며들었다. 자신을 구하다 다친 한태승을 향해 독설을 쏟아내면서도 자꾸만 그를 신경 쓰는 이미도에게서, 안은진은 미안함인지 호기심인지 규정되지 않는 감정을 과장 없이 쌓아 올렸다. 10년을 함께한 연인의 품에 안긴 채 한태승의 연락이 뜬 휴대전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엔딩에서는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빛과 굳은 표정만으로 이미도의 마음에 생긴 균열을 새겨 넣으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한편 KBS 2TV 토일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는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iMBC연예 백아영 | 사진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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