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사랑' 이창동 "계급간의 갈등, 창작자들의 윤리나 태도, 사람간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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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September 21일, PM 07:58

21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가능한 사랑'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동 감독,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참석했으며 전도연은 뉴욕에서의 연극 상영 일정으로 인해 화상으로 참석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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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은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64회 뉴욕영화제를 비롯해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취리히영화제, 밴쿠버국제영화제, BFI 런던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특히, '가능한 사랑'​은 제99회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된 데 이어, 이창동 감독이 한국 감독 최초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 TIFF 에버트 감독상 및 제49회 밀밸리 영화제 어터상을 수상.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대상인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극찬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가 길고 재미있지 않은데 끝나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고맙다"며 인사했다.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냐는 질문에 답하기가 어렵다. 한두마디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우리의 세계를 단순하고 쉽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좀 여러 층위에서 사는 세계가 단순하지 않고 여러 복잡한 모습을 감추고 있는데 그걸 같이 관객과 이야기하고 싶어서 만들었다"라고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계급간의 갈등 같기도 하고 영화만드는 사람의 윤리나 태도의 문제 같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같기도 하지만 그런 여러 층위를 두 부부를 통해 관객과 함께 느끼고 생각하고 질문을 나누고 싶어서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라며 부연설명을 했다.

은사자상 수상에 대해 이창동 감독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러나 베니스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상보다는, 상은 결과물이고. 이 영화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서 관객과 만나는 자리가 베니스영화제였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줄까가 훨씬 더 중요했다. 다행히 이 영화가 쉽고 자극적인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가지는 질문이나 영화의 메시지를 잘 느껴주시고 반응해주시는 관객의 표정이나 태도에서 잘 느껴져서 그게 정말 다행이었고 기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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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과 '밀양' 이후 다시 작업을 한 이창동 감독은 '밀양' 촬영 당시 오케이 사인을 시원하게 주지 않아 힘들었다는 전도연의 이야기에 "저는 나름대로 현장에서 오케이를 안하는게 맞다는 생각,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웃기고 편협한 생각이지만 세상에 오케이가 어디있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저의 연출론인데. 제가 답을 가지고 있고 배우에게 답을 요구해서 제가 생각하는 목표에 도달했을때 오케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답은 제가 안 가지고 있고 배우나 상황이 만들어내고 갖고 있는 것이며 영화는 그렇게 찍어야 하는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오케이라 안하고 너무 괜찮네라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시'를 찍으면서 윤정희 선생이 너무 연로하시고 혼자서 오랜만에 끌고 가시는걸 불안해 하시고 신체적으로 힘들어 하셨다. 나중에 깊은 병이 시작됐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지만 그래서 오케이라는 소리라도 시원하게 내서 도와주려는 마음에 그때부터 오케이라고 했다."라며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 그랬었다는 설명을 했다.

그리고는 "그 현장에 전도연, 문소리 등 현장의 위문을 와서 제가 오케이 하는걸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배신감을 느끼더라. '나보다 얼마나 잘하길래 저러냐'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오케이를 해보니까 그렇게 고집할게 아니라 생각들어서 이후에는 시원하게 오케이를 했다."라며 요즘에는 현장에서 확실하고 시원하게 오케이 사인을 낸다고 밝혔다.

더불어 달라진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예전에 전도연 설경구와 작업할때는 저도 뭔가 해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쫓기고 있을때라 배우와 감독 사이의 긴장감이 있었다. 제가 뭔가 완벽해지려고 하는 태도가 예전에는 더 강했을수도 있다. 이번에는 저도 마음을 많이 놓아서 편했고 공기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는 이 네분이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굉장히 잘하려고 팀웍을 잘 만들어서 제가 굉장히 편했다. 이런 스타급의 톱배우들은 자기 태도나 작업의 기준이 뚜렷하기 때문에 부딪힐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놀라울 정도로 즙겁고 편하게 해줘서 제가 할 일이 그리 없었다"라고 길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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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는 해고 노동자 부부와 그들의 삶을 찍으려는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를 찍는 사람의 시선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찍으려는 예지가 담으려는 내용, 인터뷰하고 취재하는 내용도 영화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형식적으로 둘이 결합된 게 아니라 내용에서도 그들의 시선과 사건의 내용이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심치치료 과정도 그런 상황을 설명하는 걸로 처리할수 있었지만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실제 다큐멘터리처럼 전달하는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그게 이 영화의 포기할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 넣어야만 했다. 이 영화는 두 부부의 이야기면서도 해고 노동자 또는 노동의 문제에 있어서 자기 삶이 파괴되고 자기 일을 잃음으로해서 정체성을 상실한, 마음 속이 텅빈 자아를 느낀 인물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들려주고 싶었다."라며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보여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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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의 윤리에 대한 질문에 감독은 "제가 10여년 전 어떤 대기업에서 대량 해고, 파업, 강제 진압의 사건이 터졌을 때 저한테 굉장한 충격이었고 이걸 이야기 하고 싶어 준비했다가 접었다. 접은 이유가, 제가 과연 그 이야기를 정직하게 할수 있는 자격이 있나? 그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였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이 이야기를 할수 있었던 건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의 이야기가 들어오면서다. 제가 예지의 정체성을 통해서 제 이야기를 할수 있겠다 생각을 해서다. 다큐멘터리 감독의 시선이 들어온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는 제 이야기와 함께 저의 윤리적 문제, 영화 만드는 사람의 태도도 같이 이야기할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타인의 삶을 그리는 저같은 창작자에게는 언제나 본질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잘 할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다. 소비하거나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하는게 저한테는 평생 해온 질문이고 쉽게 답을 찾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영화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로 9월 23일 극장개봉에 이어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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