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아일랜드' 공연의 한 장면(사진=미스틱스토리)
루시는 ‘발아’, ‘개화’, ‘히어로’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어 ‘뜨거’, ‘빌런’, ‘놀이’ 등 경쾌한 곡들을 연이어 들려주며 초반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규 2집 타이틀곡 ‘전체관람가’ 무대에서는 만화를 연상케 하는 영상과 멤버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활용해 동심을 자극했다. 청량함과 웅장함을 자유롭게 오가는 연주는 광활한 아레나에서도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네 멤버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풍성한 사운드였다. 신광일의 드럼과 조원상의 베이스가 단단하게 리듬의 뼈대를 세우고, 그 위에 최상엽의 청량한 목소리가 얹혔다. 여기에 신예찬의 바이올린 활이 공기를 가를 때마다 서정적이면서도 폭발적인 선율이 객석을 향해 뻗어나갔다. 네 멤버가 각자의 자리에서 만들어낸 소리는 빈틈없이 맞물리며 루시만의 독창적인 음악색을 완성했다.
대형 공연장에 걸맞은 다채로운 연출도 돋보였다. 신광일이 드럼을 연주하며 무대 앞으로 이동하는 ‘드럼카’ 퍼포먼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북을 활용해 한국적인 질감을 살린 편곡과 게임 화면을 본뜬 멤버 간 연주 대결은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대형 전광판과 불꽃, 색종이 등 각종 무대 장치와 소품은 연주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루시 '아일랜드' 공연 전경(사진=미스틱스토리)
“단 한 번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는 멤버들의 말처럼 진심과 열정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관객들은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화답했다. ‘떼창’은 단순한 반응을 넘어 루시의 연주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다섯 번째 악기’였다. 무대와 객석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공연장은 루시와 관객만의 ‘축제의 섬’으로 변했다.
루시는 양일간 총 2만 5000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첫 케이스포돔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공연장 크기를 한 단계씩 넓혀온 루시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바이올린 선율과 록 사운드로 일군 루시만의 섬이 앞으로 얼마나 더 뚜렷한 윤곽을 그려낼지 기대된다.
루시 '아일랜드' 공연의 한 장면(사진=미스틱스토리)
(사진=나상천 꿈의엔진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