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김심야 / 사진제공=BANA
래퍼 김심야가 새 정규 '도그마'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20년 발매된 정규 1집 '도그'(Dog) 이후 김심야가 6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이자, 2024년 발표한 '웨이 투어 헤드'(WAY 2A HEAD) 후 2년 만에 김심야가 내놓은 신곡이다.
이번 앨범은 총 10곡의 음원으로 구성됐으며, 각각의 음악들은 트랙 1번부터 10번까지 이음새가 돋보이지 않고 총 26분 동안 들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에 피지컬 음반 역시 CD가 아닌 소형 스피커가 내장된 플레이어로 발매됐다. 이 음반은 한정판으로 제작돼 첫 곡을 들으면 마지막 곡까지 끊김이 없이 이어지도록 제작됐다. 또한 뮤직비디오 역시 앨범의 길이와 딱 맞도록 26분의 길이로 제작해 의미를 더했다. 뮤직비디오는 박찬경 감독이 연출했다.
그간 파격적인 음악으로 리스너들을 사로잡아왔던 김심야는 이번 앨범을 통해서도 자신만의 '파격'을 앞으로 내세우면서 팬들의 6년 기다림에 제대로 보답했다.
이런 가운데, 김심야는 최근 뉴스1을 만나 정규 2집 '도그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김심야가 이번 앨범에 담아낸 음악과 자신만의 철학에 대해 풀어놓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다.
래퍼 김심야 / 사진제공=BANA
-6년 만의 솔로 정규앨범을 발표한 소감을 밝힌다면.
▶감개무량하다. 앨범이 나와서 아내와 같이 들어봤다. 6년 동안 아내가 많이 걱정했다. 그래서 더 감격스러운 것 같다.
-앨범 작업이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가.
▶혼자였던 제가 아내와 함께하면서 하나의 공동체가 됐고, 그 안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저라는 사람도 많이 바뀌었다. 그런 변화에 적응하면서 음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아내와 함께 생활하면서 어떤 점으로 영향을 받았나.
▶아내와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제가 힙합을 하기에 너무 긍정적인 사람이 돼버렸다. 그래서 힘든 일들을 억지로 쥐어짜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의 제 모습을 그대로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국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담는 쪽을 선택한 것 같다.
-앨범 제목인 '도그마'는 어떻게 지었나.
▶농담처럼 시작한 부분이 컸다. 뭔가를 보다가 '도그마'라는 단어를 발견했는데, 일단 단어가 재미있어서 관심이 갔다. 뜻을 찾아보니 독단적인 생각이나 신념이라는 의미가 있더라. 당시의 제 커리어나 저를 표현하기에 굉장히 잘 맞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도그마'는 스스로를 하나의 형식 안에 가두는 선언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런 고민도 있었나.
▶엄청 큰 고민이었다. 나이를 신경 쓰고 싶지는 않지만 앞자리가 3으로 바뀌면서 그게 무의식적으로 굉장히 강하게 박히더라. 어떤 어른으로서의 행동을 하고 싶고, 인간으로서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멋진 아티스트로서는 말이 될 수 있지만, 그게 인간으로서의 전부라면 과연 멋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이번 앨범은 형식이나 뮤직비디오 등 여러 면에서 상당히 파격적인데, 이런 극단적인 표현 방식은 앞으로도 이어갈 생각인가.
▶제가 변하더라도 극단적인 성향 자체는 제 유전자에 깊숙이 존재하는 것 같다. 과거에는 그런 성향을 충격적인 언행으로 풀었다면, 이제는 좀 더 창의적으로 풀고 싶다. 지금 시대가 원하는 것을 대놓고 주기보다는 돌아서 표현하는 방식이 저에게는 극단적인 면을 해소하는 포인트인 것 같다.
-이번 앨범은 일반적인 음반과 달리 플레이어가 앨범으로 나왔다. 이런 형식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LP를 모으지만 실제로 늘 LP로 음악을 듣지는 않는다. 결국 지금은 CD로 음악을 듣는 사람도 많지 않기 때문에 음반을 산다는 건 컬렉션의 개념이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음반의 모습도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앨범 자체에 불교적인 이야기가 중심에 있다 보니 명상 기기라는 점도 좋았고, 트랙을 스킵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그렇다면 이번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해서 듣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제가 플레이어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감정은 제가 명상할 때 느끼는 감정이었다. 저는 명상할 때 굉장히 고통스럽다. 계속 움직이고 싶고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생각들을 그냥 지나쳐 보내야 한다.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으면 스킵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음악을 들으면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저와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래퍼 김심야 / 사진제공=BANA
-앨범 초반에는 날카로운 사운드가 많고 뒤로 갈수록 기존 힙합에 가까운 사운드가 나온다. 트랙 배치에도 의도가 있었나.
▶기존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앨범 작업을 했고, 주변의 의견이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처음 해봤다. 얼마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앞부분에는 앞으로 제가 해보고 싶은 실험적인 곡들을 넣었고, 뒤에는 저를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곡들을 배치했다.
-앨범에 불교적인 요소를 담았다고 했는데, 원래 불교에 관심이 많았나.
▶저에게는 불교의 교리나 석가의 말들이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처럼 느껴졌다. 현실적인 말들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작정 어떤 것에 기대고 싶었던 상황이 아니라,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를 찾고 있었던 과정이었다.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을 좀 더 조언처럼 받아들였던 것 같다.
-음악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 창작을 하는 이유도 달라졌나.
▶음악을 한 10년 정도 하면서 창작을 하는 이유가 천천히 바뀐 것 같다. 처음에는 돈이나 명예, 인기 같은 것을 얻고 싶어서 음악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지만 창작을 하는 작가의 태도를 조금씩 갖게 된 것 같다. 그렇다면 작가가 창작하는 이유는 결국 자신의 세상을 이해받기 위해서이거나, 세상에 어떤 말을 하고 싶어서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바뀐 것 같다.
-이번 앨범은 어떤 방식으로 들어주길 바라나.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플레이어와 영상이 함께 있는 버전은 연속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곡 하나하나에 집중한다기보다 26분 동안 내가 이걸 듣고 있다는 경험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
디지털 버전은 최대한 친절하게 만들었다. 곡 하나하나가 개성이 있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순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좋게 배치하긴 했지만, 반드시 하나의 큰 서사가 이어지는 앨범은 아니다.
-XXX의 컴백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 너무 감사한 부분인 것 같다. 솔로 활동을 하다 보면 FRNK형과도 이야기 나누며 자연스럽게 좋은 타이밍이 있지 않을까 한다.
taehy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