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프'의 한 장면.(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어 자막에서도 강도는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Fuck!’, ‘Fucking’, ‘Fucker’ 등으로 옮겨지면서 한국의 ‘K욕’이 북미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영화 '호프'에 이어 'F-word'가 131차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레디 오어 낫2: 히어 아이 컴' 포스터.(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137이라는 숫자가 어느 정도인지 올해 북미 개봉작과 비교하면 더욱 선명해진다.
미국 영화 콘텐츠 가이드 ‘키즈인마인드’(Kids-In-Mind)는 영화 속 욕설과 폭력, 성적 표현 등을 항목별로 세세하게 집계한다. 이곳에 따르면 올해 개봉한 R등급 호러 코미디 ‘레디 오어 낫2: 히어 아이 컴’에는 ‘F-word’와 그 파생 표현이 약 131차례 등장한다. 108분짜리 영화에서 1분에 한 번 이상 ‘F-word’가 튀어나온 셈이다.
부츠 라일리 감독의 ‘아이 러브 부스터스’도 만만치 않다. ‘F-word’와 파생 표현만 약 110차례다. 키즈인마인드는 이 작품에 욕설 부문 최고 단계인 10점을 매겼다. 올해 ‘레지던트 이블’ 역시 ‘F-word’가 100차례 이상 등장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계 주체와 기준이 달라 단순한 ‘공식 순위’로 볼 수는 없지만, ‘호프’의 137회는 이들 작품의 ‘F-word’ 집계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에서 “욕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반응까지 낳았던 ‘호프’가 욕설의 본고장(?) 할리우드의 R등급 영화들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셈이다.
영화 '호프' 나홍진 감독.(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더 놀라운 건 137번이 ‘줄이고 줄인’ 결과라는 점이다.
나 감독은 국내 개봉 당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화에 욕설이 지나치게 많다는 반응과 관련해 편집 과정에서 해당 욕설을 약 200개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일부 관객의 집계대로 완성본에 137번이 남았지만, 단순히 둘을 더해 애초에 337번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편집 과정에서 장면과 대사가 함께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감독에게 ‘X발’은 단순한 비속어만은 아니었다. 놀람과 공포, 분노 등 극한 상황에 몰린 인물들의 감정을 순간적으로 터뜨리는 일종의 ‘감탄사’처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호프’에서는 정체불명의 존재와 맞닥뜨린 주민들이 혼란에 빠질 때마다 이 욕설이 반복된다.
결국 한국 관객의 귀에 유난히 많이 걸렸던 137번의 ‘X발’은 바다를 건너면서 또 하나의 관전 요소가 됐다. 괴물도, 총격도 아닌 ‘K욕’이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욕쟁이 영화들과 숫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