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인기 아니었다…13년 전 걸그룹 노래, 멜론 톱100 뚫은 배경은

연예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9일, PM 08:01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2013년 발표된 걸그룹 베스티의 ‘연애의 조건’(Love Options)이 13년 만에 음원 차트에서 날개를 달았다. 수개월째 기세를 유지한 끝에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 진입까지 이뤄냈다. 숏폼을 통한 꾸준한 재노출과 새로운 청취층 유입이 장기 역주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베스티(사진='연애의 조건' 커버)
베스티(사진='연애의 조건' 커버)
29일 가요계에 따르면 ‘연애의 조건’은 전날 오전 9시 멜론 톱100에서 64위를 기록했다. 앞서 애플뮤직 한국 톱100에서는 7위, 유튜브뮤직 주간 톱100에서는 20위까지 올랐다. 음원 검색 플랫폼 샤잠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태국과 베트남 차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숏폼 타고 13년 만에 새 청취층 확보

‘연애의 조건’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5월이다.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일간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에 진입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과거 활동 영상과 노래가 함께 회자됐다.

베스티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숏폼을 중심으로 ‘연애의 조건’ 안무 챌린지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다시 소비되기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기성 세대뿐 아니라 곡을 처음 접하는 세대까지 청취층으로 유입되면서 반응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7월 들어서는 5세대 인기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신곡 ‘레몬탱’(Lemon Tang) 퍼포먼스 영상과 ‘연애의 조건’을 결합한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주목받으면서 역주행 흐름에 더욱 힘이 붙었다.

이후 비슷한 형태의 콘텐츠가 빠르게 늘었다. 다른 아이돌 가수와 배우의 영상에 ‘연애의 조건’을 입힌 영상이 잇따라 제작된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숏폼 콘텐츠가 만들어지면서 활동이 멈춘 걸그룹과 노래를 향한 관심이 이어졌다.

베스티 관계자는 “일시적인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청취자가 계속 유입된 덕분에 4개월 동안 단계적인 순위 상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용감한형제(사진=이데일리DB)
용감한형제(사진=이데일리DB)
◇직설적 가사·강한 후렴…차별화 포인트로

‘연애의 조건’은 이상형에 대한 바람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댄스 곡이다. ‘키 조금 크고’, ‘강동원 살짝 닮고’ 등 자신이 원하는 연인의 조건을 직설적으로 나열한 가사가 감상 포인트다.

이 곡은 2010년대 가요계를 풍미한 ‘히트곡 메이커’ 용감한형제가 작사·작곡했다. 핵심 멜로디를 반복해 강한 인상을 남기는 용감한형제의 곡들은 복잡한 장르 전환과 팝 스타일을 앞세운 최근 아이돌 음악과는 다른 매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용감한형제가 만든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과 AOA의 ’짧은 치마‘도 차트에서 역주행을 이뤄낸 바 있다.

곡의 인기가 길어지면서 관심은 베스티 멤버들에게도 향하고 있다. 혜연, 유지, 다혜, 해령으로 구성된 팀인 베스티는 2013년 ’두근두근‘으로 데뷔했고, ’연애의 조건‘을 비롯해 ’땡큐 베리 머치‘(THANK U VERY MUCH), ’핫 베이비‘(Hot Baby), ’익스큐즈 미‘(Excuse Me) 등의 곡으로 활동했다.

2018년부터 각자의 길을 걸어온 베스티 멤버들은 이번 역주행을 반기며 직접 ’연애의 조건‘ 안무 챌린지에 참여했다. 원곡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과거 활동 시절을 떠올리게 했고, 최근 곡을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베스티라는 팀을 새롭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팬들 사이에서는 네 멤버의 완전체 활동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역주행이 베스티의 재결합으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베스티 관계자는 “멤버들도 오랜 시간 이어지는 예상 밖의 사랑에 감사해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좋은 기회와 여건이 마련된다면 팬들에게 다시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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