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는 1일 신작 ‘디거’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13번째 내한 소감으로 “앞으로 30번 더 오고 싶다”고 한국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는 3일 개봉하는 ‘디거’는 괴짜 재벌 디거 록웰의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적 재앙으로 번지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영화 ‘디거’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디거'는 꼰대 괴짜 재벌 디거 록웰(톰 크루즈 분)의 그린란드 빙하 시추 시설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전 세계를 뒤흔들 역대급 대재앙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사진=뉴스1)
톰 크루즈는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처음 한국을 찾은 이후 통산 13번째 방문이다. 지난해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으로 12번째 내한 기록을 세운 데 이어 1년여 만에 자신의 할리우드 배우 최다 내한 기록을 또 경신했다.
한국 관객과 유독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만큼 톰 크루즈의 내한은 매번 영화 홍보의 ‘빅 이벤트’였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2022년 ‘탑건: 매버릭’이다. 당시 10번째로 한국을 찾은 그는 레드카펫과 기자간담회 등을 소화했고, 영화는 국내에서 최종 828만 명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성적은 달랐다. 2023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은 약 402만 명을 모았고, 지난해 톰 크루즈가 다시 한국을 찾은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약 339만 명에 그쳤다. 세 작품 모두 톰 크루즈가 직접 한국을 찾아 홍보했지만 관객 수는 800만 명대부터 300만 명대까지 크게 벌어졌다.
배우 톰 크루즈가 2022년 영화 '탑건: 매버릭' 홍보차 내한한 모습. 당시 톰 크루즈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첫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였다.(사진=이데일리DB)
다른 할리우드 작품에서도 내한과 흥행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2023년 ‘바비’는 마고 로비와 그레타 거윅 감독 등이 한국을 찾아 대규모 프로모션을 펼쳤지만 국내 관객은 약 58만 명에 머물렀다. 전 세계에서 14억 달러를 넘긴 흥행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성적은 유독 낮았다.
2024년에는 조지 밀러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약 160만 명을 동원했다. 전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국내에서 약 395만 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 숀 레비 감독이 함께 한국을 찾은 ‘데드풀과 울버린’도 팬서비스만큼은 화려했다. 한복을 입고 야구장을 찾는 등 내한 기간 내내 화제를 모았지만 최종 관객은 197만 명으로, ‘데드풀’ 332만 명과 ‘데드풀2’ 378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왼쪽부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의 휴 잭맨, 라이언 레이놀즈, 숀 레비 감독.(사진=이데일리DB)
반대 사례도 있다. ‘듄: 파트2’는 티모테 샬라메와 젠데이아, 오스틴 버틀러, 스텔란 스카스가드 등이 개봉 직전 한국을 찾으면서 일찌감치 화제성을 끌어올렸다. 국내 최종 관객은 201만 명으로 전편보다 흥행 규모를 키웠다. 내한이 기존 팬덤의 관심을 확대하고 작품의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다.
결국 숫자만 놓고 보면 내한 자체가 흥행을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톰 크루즈 영화도 823만 명에서 339만 명까지 성적 차이가 났고, 대규모 내한 행사를 진행하고도 100만 명 안팎에 그친 작품이 있는 반면 전편보다 관객을 크게 늘린 경우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내한의 역할 자체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본다. 영화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할리우드 스타가 한국 땅을 밟는 것 자체가 희소한 이벤트였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스타들의 방한이 잦아지고 홍보 채널도 레드카펫과 기자간담회에서 예능·유튜브·SNS까지 넓어졌다”며 “이제는 ‘누가 왔느냐’보다 한국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콘텐츠를 남기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내한은 흥행을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개봉 전 관심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부스터에 가깝다. 실제 티켓 구매까지 이어지는지는 작품의 완성도와 장르 선호, 입소문, 경쟁작, 상영관 확보 등 여러 조건에 좌우된다.
13번째 한국 방문 기록을 새로 쓴 톰 크루즈도 다시 한번 이 시험대에 섰다. 한국 사랑과 팬서비스는 이미 충분히 증명했다. 이제 남은 건 ‘디거’가 뜨거운 내한 열기를 실제 극장 흥행으로 얼마나 이어갈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