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기획] 불황의 영화판에 뛰어든 김태호, 혁신적 비전인가? 스타 PD의 착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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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2026년 October 07일, PM 04:38

극장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관객 수 회복은 더디고 기존의 마케팅 공식은 이미 작동을 멈췄다. 영화인들조차 "극장의 시대는 끝났다"며 한숨을 내쉬는 지금, 스타 PD 김태호가 이끄는 콘텐츠 스튜디오 테오(TEO)와 외화 전문 배급사 워터홀컴퍼니가 뜻밖의 '영화 공동 배급'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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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부산 뮤직컴플렉스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서로 다른 영역의 두 회사는 왜 이 불황의 한복판에서 영화라는 카드에 손을 댔을까. 김태호 대표가 털어놓은 오리지널 비전과 고백의 실체,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현장의 서늘한 온도차를 함께 짚어봤다.

▶ 영화인들은 몰랐던 '영화'의 가능성… "플랫폼에 갇히지 않는 공감의 오프라인"

김태호 대표가 밝힌 영화 진출의 명분은 명확했다. 기존 예능·방송 제작이 가진 '플랫폼 종속성'과 '업(業)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방송이나 OTT, 모든 콘텐츠 상황이 쉽지 않다. 예능으로 보여주고 싶은 주제가 있어도 제약이 많았다"라며 "그동안 해왔던 예능은 콘텐츠를 제작해서 플랫폼에 넘기고 나면 창작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지만, 영화는 한 분 한 분 귀중한 시간을 내어 극장을 찾으시고, 관람이 끝난 뒤 그 뒷시간까지 함께 공감하고 고민하며 가져갈 수 있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내가 만든 콘텐츠가 일방적 전달로 끝나지 않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커뮤니티나 학교, 회사에서 계속 화두가 되어 살아 숨 쉬길 바랐다"며 "그동안 익숙해진 예능의 영역을 무너뜨리고 관객과 오프라인에서 함께할 모든 가능성의 시작을 영화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영화인들이 극장을 단지 '영상을 상영하는 장소'로만 한정할 때, 김태호는 극장을 '확장된 오프라인 팬덤 비즈니스의 출발점'이자 '담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정의한 셈이다.

▶ 영화계에 없는 테오의 역량… '단건 구매' 관객을 부르는 팬덤 커뮤니티

워터홀컴퍼니 주현 대표가 김태호 PD를 찾은 이유 역시 명확하다. 관객 소비 패턴의 변화 때문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결제하는 OTT와 유튜브에 익숙해진 요즘 관객에게, 물리적 공간으로 이동해 1회성 '단건 구매'를 요구하는 극장 영화는 소비 패턴에 명백히 역행한다. 기존 영화계의 포스터·예고편 중심 마케팅이 무력해진 이유다.

반면 테오는 단순한 영상 제작사를 넘어 '특정 관성을 가진 대규모 시청자층과 팬덤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 주현 대표는 "테오라는 콘텐츠를 좋아하는 수많은 시청자가 있다. 기존 영화 플레이어 방식인 상업성 짙은 팬덤 애니메이션에 기대기보다, 다양성에 집중하며 테오의 채널과 연계해 새로운 영역의 고객을 극장으로 모셔오고자 했다"고 밝혔다.

패션 브랜드('썬러브투어')나 여타 배급사('플러스엠')와의 협업을 테오의 자체 채널로 끌어와 극장 상영과 연계하는 방식은, 불특정 다수에게 광고를 집행해 온 기존 영화계가 결코 시도하지 못했던 '채널 기반의 직통 마케팅'이다.

▶ 대중성 없는 '취향'의 위험성?… "멀리 떨어진 점들이 모여 브랜드가 되는 과정"

첫 배급작 '더 드라마'의 약 10만 관객 성적표나, 차기작 '마더 메리'처럼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작품군을 보며 영화계는 "대중성 없는 취향주의는 사업적으로 무모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자신이 예능을 만들며 고수해 온 '점(Dot)의 철학'을 내세웠다. "사실 제가 해왔던 콘텐츠들도 처음에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과거 '무한도전'이나 '놀면 뭐하니?'를 할 때도 연말연시마다 그래프를 그려놓고 점을 찍어봤다. 내가 만든 콘텐츠가 대중성인지, 방향성인지, 웃음인지 의미인지 찍다 보면 처음엔 점들의 위치가 너무 다르고 멀리 떨어져 있더라. 하지만 어느덧 그 점들이 채워지고 많아지면, 사람들은 결국 그것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더라."

김 대표는 차기작 '마더 메리' 속 스타와 디자이너의 갈등을 보며 사적인 공감을 전하기도 했다. "저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 나올 때마다 뒤에서 함께하는 100여 명의 크리에이터들에게 미안함과 서운함이 늘 있었다"라며 "과거 '서울체크인'에서 이효리 씨와 오랜 스타일리스트가 재회했던 순간이 오버랩되면서 제 주변의 관계와 상처를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당장 1,000만 관객을 노리는 과거의 대중성 공식 대신, 확실한 취향을 담은 점들을 계속 찍어나가며 "테오가 배급하는 영화는 나와 접점이 있다"는 브랜드 신뢰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그들이 제시한 불황 속 '취향의 브랜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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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포착된 아이러니… 소통을 말하던 김태호의 소통 부재의 현장

그러나 기자간담회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목격된 풍경은 그가 진정성 있게 털어놓은 '소통과 공감'의 고백에 묵직한 의구심을 남겼다. 간담회가 끝나자마자 공동 배급사인 워터홀컴퍼니 주현 대표는 현장의 기자들과 명함을 주고받으며, 침체된 시장에서 힘을 보태달라는 살가운 인사와 스킨십을 이어갔다. 반면, '네임드'로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김태호 대표는 행사가 끝나기 무섭게 어떠한 후일담이나 인사조차 나누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영화는 끝난 뒤 그 뒷시간까지 함께 고민하는 서비스이자 마케팅"이라 외치고, "콘텐츠가 학교, 회사, 커뮤니티에서 계속 숨 쉬며 살아나길 바란다"던 그의 진지한 소신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마이크가 켜진 공식 석상에서만 담론을 이야기하고, 정작 현장의 미디어와 관계자들을 향한 최소한의 스킨십조차 외면하는 모습은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 네임드의 오만을 버려야 '취향의 눈사람'이 완성된다

"저희가 굴리는 눈덩이가 진짜 좋은 모습의 눈사람이 될 수 있는지 지켜봐 달라"며 끝까지 기자들의 손을 잡고 응원을 구한 것은 바닥에서 발로 뛰는 전통 배급사 측이었다.

김태호 대표는 스스로를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영화판의 신입생"이라고 칭했다. 신입생이라면 그에 걸맞은 겸손함으로 관계자 한 명, 관객 한 명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바닥에서부터 밀착해야 한다.

'김태호'라는 이름 석 자와 화려한 미사여구만 내걸면 알아서 이슈가 되고 판이 뒤흔들릴 것이라는 오만에 빠져 있다면, 그가 찍어내겠다는 '취향의 점'들은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전에 서늘하게 소멸할지도 모른다. 그가 피력한 깊은 고민과 비전이 한낱 스타 PD의 자만으로 끝날지, 정체된 영화판을 깨우는 진짜 혁신이 될지는 그가 보여줄 향후의 '행보'에 달렸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TEO, 워터홀컴퍼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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