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코리아’가 이날 공연의 또 다른 후렴구였다. 노래 사이에도, 노래 한가운데서도 한국을 외쳤다. 8년 만에 돌아온 위켄드는 기다려준 팬들에게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40곡에 걸친 히트곡 퍼레이드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 객석 구석구석을 향한 팬서비스까지. 고양의 가을밤은 2시간 내내 뜨겁게 달아올랐다.
위켄드(사진=Sebastien Nagy)
◇고양을 거대한 클럽으로
무대부터 시선을 압도했다. 공연장을 가로지르는 십자 모양의 돌출 무대와 중앙에 우뚝 선 12m 높이의 황금색 여성 로봇 조각상이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관객 가까이까지 길게 뻗은 무대는 위켄드가 객석을 오가는 통로이자, 공연장 전체를 하나로 묶는 장치였다.
위켄드(사진=Sebastien Nagy)
위켄드의 “렛츠 고!” 한마디에 객석이 들썩였다. 레이저가 어둠을 가르고 비트가 공간을 채우자 공연장은 거대한 야외 클럽으로 변했다. 관객들의 손목밴드에서 쏟아지는 빛은 음악에 맞춰 물결쳤다. 무대의 강렬한 조명과 객석의 작은 빛들이 맞물리며 장관을 이뤘다.
위켄드(사진=Sebastien Nagy)
“왼쪽!”(Left!), “오른쪽!”(Right!) 객석을 나눠 환호를 이끌어내는 손짓에도 여유가 묻어났다. 관객이 위켄드를 연호하자 그 박자에 맞춰 장난스럽게 춤을 추기도 했다. 거대한 무대 위 팝스타의 위용과 팬들의 환호를 즐기는 인간적인 모습이 자연스럽게 교차했다.
◇40곡보다 진했던 ‘기승전 코리아’
이날 공연에서 가장 자주 들린 단어는 단연 ‘코리아’였다. “한국, 준비됐나요?”라고 묻고, 더 큰 함성을 요청하고, 사랑한다고 외쳤다. ‘키스 랜드’(Kiss Land) 등 노래 중간에도 ‘코리아’를 끼워 넣었다. 몇 번의 의례적인 인사로 끝나는 팬서비스가 아니었다. 공연 내내 한국 관객을 부르고 반응을 살피며 함께 무대를 만들었다.
위켄드(사진=Sebastien Nagy)
‘타임리스’(Timeless), ‘크리핀’(Creepin‘) 등으로 달아오른 분위기는 ’원 오브 더 걸스‘(One of the Girls)로 이어졌다. 블랙핑크 제니가 참여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곡이다. 위켄드가 자신의 파트를 이어받자 관객들의 목소리도 한층 커졌다.
객석과의 거리를 좁히는 방식도 적극적이었다. 위켄드는 긴 돌출 무대를 부지런히 오가며 가까이 있는 팬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마주쳤다. 한쪽에서 노래하다가도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겨, 넓은 운동장 곳곳에 자신의 존재를 전했다.
위켄드(사진=Sebastien Nagy)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이 모든 움직임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보컬이었다. 무대 끝에서 끝까지 걸어 다니고 관객과 장난을 주고받다가도, 노래가 시작되면 곧바로 정확한 음정과 시원한 고음을 들려줬다. 낮은 음역의 묵직한 울림부터 높게 뻗는 목소리까지, 녹음으로 익숙했던 위켄드의 음색이 광활한 공간에서도 또렷하게 살아났다. ’명창 위켄드‘라는 표현이 절로 떠올랐다.
공연 후반 ’세이브 유어 티어스‘(Save Your Tears), ’레스 댄 제로‘(Less Than Zero)가 이어지면서 객석의 열기는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블라인딩 라이츠‘(Blinding Lights)의 익숙한 전주가 울렸다. 5만 4000명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솟구쳤다. 경쾌한 비트에 몸을 맡긴 관객과 무대를 누비는 위켄드, 빛으로 물든 운동장이 하나의 장면으로 겹쳤다. 이날 밤의 절정이었다.
위켄드(사진=Sebastien Nagy)
관객들은 “월드클래스는 역시 다르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기분 좋은 공연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 현대카드를 향해 “태영이형이 큰일 했다”는 호평도 나왔다.
8년의 기다림을 채운 건 40곡이라는 숫자만이 아니었다. 쉴 틈 없이 이어진 라이브와 무대 곳곳을 향한 발걸음, 몇 번을 들어도 반가웠던 “코리아”라는 외침이었다. 위켄드는 한국 팬들이 자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는 사람처럼, 마지막까지 목소리와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연은 오늘(8일)까지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