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녀의 성장, 고레에다가 입힌 노스탤지어 '룩백' [시네마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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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6년 October 08일, AM 09:39

영화 '룩백' 스틸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룩백'은 그림으로 이어진 두 소녀의 우정과 성장에 관한 영화다. 함께한 시간은 서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훗날 돌아보게 되는 한 시절로 남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후지모토 타츠키의 원작에 실사 영화만의 결을 더해 짙은 노스탤지어를 완성했다.

오는 8일 개봉하는 '룩백'은 학년 신문에 네 컷 만화를 연재하는 소녀 후지노(카와이 유우미 분)와 학교에 나오지 않는 동급생 쿄모토(마키타 아쥬 분)의 이야기다. 네 컷 만화로 친구들의 주목을 받았던 후지노는 쿄모토의 비범한 그림에 큰 자극을 받는다. 쿄모토보다 더 잘 그리고 싶다는 열망은 그림에 더욱 깊이 몰두하게 한다.

후지노는 선생님의 요청으로 쿄모토에게 졸업장을 전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는다. 쿄모토는 후지노의 만화를 오래전부터 좋아했다며 팬심을 드러낸다. 쿄모토의 고백을 들은 후지노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길을 달리고 또 달린다. 내심 실력을 동경해 온 상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기쁨과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영화 '룩백' 스틸
영화 '룩백' 스틸
영화 '룩백' 스틸

두 사람은 후지노의 집에서 함께 만화를 그리며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그림을 매개로 서로의 세계를 넓혀가고, 각자의 장점에 힘을 실어주며 창작까지 함께하는 동료로 성장해 간다. 후지노는 자신을 좋아해 주는 쿄모토를 통해 다시 그림을 그릴 동력을 얻고,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든다. 쿄모토는 방 밖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작품의 배경을 채우며 만화를 함께 완성한다. 함께 작업한 단편 만화로 공모전에서 수상하게 되고, 연재 기회까지 얻는다.

고레에다는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을 계절의 변화와 사각사각 펜 소리로 천천히 쌓아간다. 실사판 '룩백'의 가장 큰 강점이다. 후지모토 타츠키의 원작이 간결한 컷으로 빠르게 시간을 건너간다면, 고레에다는 그사이에 실제 계절과 공간을 집어넣는다. 여름의 녹음과 바다, 가을의 들판과 겨울의 눈까지,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을 기억처럼 만든다. 이는 작품 전체에 노스탤지어를 더한다. 제작진은 아키타현의 사계절을 담기 위해 약 1년에 걸쳐 촬영을 진행하고 35㎜ 필름을 사용했다.

영화 '룩백' 스틸
서로를 성장시킨 시간은 결국 각자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한 사람은 유명한 만화가를 꿈꾸고, 한 사람은 그림을 더 잘 그리고 싶어 한다. 진로가 달라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도 끝내 변화가 찾아온다. 작업 방식 역시 아날로그에서 펜 태블릿으로 옮겨가면서 두 사람이 쌓아온 숙련도와 달라진 각자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후지노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으면서 쿄모토와 함께했던 시간과 자신의 선택을 다시 되짚게 된다. '룩백'이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지나온 시절을 '회고' 한다. 동시에 영화에서 반복돼 온 두 사람의 뒷모습은 제목을 시각적으로도 환기한다. 그림을 그리는 후지노와 쿄모토의 등에는 함께 보낸 시간, 창작에 쏟은 노력과 몰입이 쌓여 있다.

'룩백'의 중심에는 창작이 있지만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한 시절의 기억으로도 확장된다. 그림을 그리는 후지노와 쿄모토의 서사에 담긴몰입과 노력, 인정과 우정, 성장과 상실의 과정이 보편적인 공감을 이끈다. 이를 실사로 살린 영화만의 회고의 정서는 '룩백'의 가장 큰 미덕이다. 상영 시간 100분.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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