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네 칸짜리 만화에서 시작된 두 소녀의 우정이 한 편의 황홀한 성장담으로 펼쳐진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욕심과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을 마주한 질투, 같은 꿈을 꾸는 친구를 얻은 기쁨과 뒤늦게 밀려오는 후회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룩백’은 꿈을 좇는 청춘의 희로애락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영화 '룩백'의 한 장면.(사진=메가박스중앙)
영화는 성격도 생활 방식도 다른 두 소녀가 가까워지는 과정을 서두르지 않는다. 후지노에게 쿄모토는 자존심을 무너뜨린 경쟁자이면서 다시 펜을 들게 한 사람이고, 쿄모토에게 후지노는 닫힌 방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한 사람이다. 서로의 재능을 부러워하던 마음이 믿음과 우정으로 바뀌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인다.
영화 '룩백'의 한 장면.(사진=메가박스중앙)
고레에다 감독은 슬픔을 과장하거나 관객에게 눈물을 재촉하지 않는다. 인물들이 머문 방과 그림이 놓인 책상, 한 사람이 떠난 뒤 남겨진 자리를 오래 바라본다. 따뜻한 색감과 잔잔한 음악도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두 소녀가 보낸 시간을 또렷하게 되살린다. 고레에다 감독의 설명을 들으며 그림 한 점을 천천히 감상하는 듯한 영화다.
영화 '룩백'의 한 장면.(사진=메가박스중앙)
‘룩백’은 무엇을 이루었는지만큼 누구와 그 시간을 보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 그림을 기다려주고, 같은 책상에 앉아 꿈을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 만화를 그리는 두 소녀의 이야기는 그렇게 창작의 기쁨을 넘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이름이 유독 선명하게 남는 이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연출. 러닝타임 100분. 10월 8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