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M] '100일의 거짓말', 케미에 웃고 시대에 울고★★★☆

연예

iMBC연예,

2026년 October 12일, PM 03:59

첩보극의 서늘함도 독립운동의 뜨거움도 모두 '100일의 거짓말'에 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11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극본 류보리, 연출 유인식·김윤진) 2회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7.6%를 기록하며 첫 회 시청률(5.3%)보다 2.3%p 상승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의 엘리트 통역관이 적의 심장부에서 마주하며 벌어지는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 극 초반부에선 이가경(김유정)이 총독부에 잠입해 밀정으로서 활약하기 전, 독립운동가 유소란·유필립과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엮이며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에피소드가 진행됐다.

제대로 판 키운 시대극에 볼거리도 풍성한데, 몰입감도 상당하다. 구구절절한 인물 소개 없이도,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른 서로 간의 이해 관계를 매끄럽게 보여준다. 한국인이라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일제강점기 시대극 세계관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전개를 빠르게 밀어붙인다. 인물들이 어떤 사연으로 지금의 자리에 놓였는지 일일이 설명하기보다, 사건 속에서 각자의 위치와 목적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혼돈을 부른 극 초반 조선총독부 2인자 사토 신이치 암살 작전은 공간의 제약 속에서도 부족하지 않은 서스펜스를 만들어냈다.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오가는 '3개 국어 통역'이 단순한 언어적 장치를 넘어 서사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장치다. 첩보극 특유의 '말맛' 심리전을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시대적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인 셈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시대의 아픔을 담아내는 방식도 눈길을 끈다. 극 중 등장하는 가상의 지명 '계암리'에서 벌어진 유소란의 비극은, 1919년 일어난 제암리 학살 사건이 모티브다. 일제의 폭력과 그로 인한 민간인의 희생을 연상시키는 설정은, 첩보와 로맨스에 집중하던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돌려 또다른 층위의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배우들의 연기는 흔들리지 않는 극의 중심이다. 김유정은 가경의 기민함으로 첩보극의 속도감을 뒷받침하고, 독보적인 현실 적응 능력으로 독립운동 판에 뛰어든 그를 '먼치킨' 주인공으로서 바라보게 만든다.

박진영이 연기하는 사토 히데오는 또 다른 긴장감을 형성한다. 결국은 가경과 어울리게 될 사토 히데오가 어떻게 가까워질지, 두 배우가 만들어낼 미묘한 로맨스 기류는 첩보극과 함께 중요한 한 축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긴장감 뿐이지만, 종종 함께 붙는 순간만큼은 시대의 엄혹함을 뚫고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기류를 형성한다.

장르적 재미와 시대적 의미를 함께 끌어안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각시탈'이 보여줬고 '미스터 션샤인'이 해냈던 과거가 있었다. '100일의 거짓말'에도 다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이유다.

'100일의 거짓말'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tvN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등을 금합니다.

추천 뉴스